한국가스공사가 대구로 이전한 지 8년 차에 접어들었지만 지역에 뿌리를 내리려는 기업이 맞는지 의문이 든다. 지역 상생 움직임이 미미한 건 물론 사회공헌활동에도 소극적인 탓이다. 사회공헌활동 대부분이 주말에 집중되기 마련인데 직원 상당수가 주말마다 수도권으로 빠져나가면서 예고된 참사라는 지적이 나온다. 지역 실정이나 이슈에 어두운 것도 당연한 결과라는 것이다.
국회 산업통상중소벤처기업위원회 소속 양금희 국민의힘 의원(대구 북구갑)이 한국가스공사에서 받은 상생 실적은 처참하다. 우선 대구경북에 올해 지급한 연구개발 보조비가 없었다. 대구 이전 이듬해인 2015년부터 기록을 보면 수도권에 35억 원의 연구개발 예산을 쏟았지만 대구경북 권역에는 9억 원 남짓을 지원하는 데 그쳤다. 공사·용역·물품 계약 등 낙수효과를 기대할 수 있는 부분마저 메말랐다. 총액 1조 6천억 원 가운데 대구 지역 기업과 계약한 금액은 80억 원 수준이었다. 전체의 0.5%에 그친다.
문화도시를 지향하는 대구 문화예술계에 대한 지원도 신통찮다. 한국가스공사가 혁신도시의 맏형 격임에도 큰 기업이 왔다는 느낌이 없다. 대구은행 등 지역 대표 기업과는 비교가 안 될 만큼 저조하다. 이런 와중에 기껏 인수한 농구단 운영과 관련해 대구시 혈세를 요청하며 부담을 지우는 모양새다. 이래선 곤란하다. 삼성라이온즈, 대구FC가 지역민들의 전폭적인 지지를 받는 건 지역과 함께하겠다는 의지를 시민들이 알기 때문이다.
비단 한국가스공사만의 문제는 아니라는 동정론도 있다. 지역 균형발전을 위한 공공기관 이전이 껍데기만 옮겨온 탓이다. 그럼에도 비난 여론이 큰 이유는 개선 의지가 보이지 않아서다. 양금희 의원의 지적은 지난해 국정감사에서도 있었던 터다. 지역과 소통을 촉구하는 여론에 태무심하다는 지적도 반복됐었다. 저러다 말겠지 하는 잔소리로 듣는 게 아니라면 홀대에 가까운 행태를 바꿔야 한다. 접촉면을 넓히려는 사회공헌활동의 획기적 전환이 필요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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