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사설] 이재명 비판한 전재수 매도…李 팬덤의 당내 민주주의 파괴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방산 주식 보유 논란에 대해 쓴소리를 한 같은 당 전재수 의원을 이 대표 지지자들이 떼로 공격하고 나섰다. 이 대표에 대한 비판은 그 어떤 것도 용납하지 못한다는 비이성적 매도라고 할 수밖에 없다. 이러니 민주당이 '이재명 사당'이라는 비판을 받는 것이다.

전 의원은 17일 이 대표가 대선 패배 이후 국회의원 보궐선거 이전에 2억 원대 방산 관련 주식을 사고 이를 보유한 상태에서 국회 국방위를 지원한 것에 대해 "(대선 때) 지지했던 숱하게 많은 사람들이 뉴스도 못 보고, 말하자면 '널브러져' 있는데 혼자 (주식 거래를 했다)"라며 "지지했던 사람들에게 실망스러운 측면이 분명히 있다"라고 했다.

그러자 이 대표 지지자들의 비난이 쏟아졌다. 전 의원 페이스북에 "당신은 어느 당 사람이냐" "손해도 보고 안 해도 되는 전량 매도까지 했는데 왜 당신이 난리냐" "내부 총질한 잘나신 의원 덕분에 민주당 잘하고 있는 것 다 묻혔다" "그런 에너지로 윤석열·김건희나 비판하라" 등의 댓글이 줄을 이었다. 지지자 자신의 페이스북 계정을 이용한 "난파선에선 쥐XX가 먼저 빠져나온다더니"라는 조롱도 나왔다.

이 대표의 방산 관련 주식 보유가 논란이 된 것은 '이해 충돌' 소지 때문이다. 이 대표는 방산 관련 주식을 보유한 상태에서 국방위를 지원했고 이후 한동안 보유했다. 국방위에 배정되기 전에 백지신탁하거나 매각해야 하지만 그러지 않았다. 무슨 '꿍꿍이인가'라는 의심이 나올 수밖에 없다.

전 의원의 쓴소리는 이런 문제에서 비껴나 있다. 핵심을 짚지 않은 것이다. 그럼에도 지금껏 민주당 내 누구도 이 대표의 방산 관련 주식 보유에 대해 문제를 제기하지 않았다는 점에서 전 의원의 쓴소리는 미흡하지만 경청할 가치는 있다.

이 대표 지지자는 이마저 용인하지 못한다. 이 대표의 말과 행동은 무조건 '무오류'라는 집단 최면에 걸린 듯하다. 이 대표의 잘못을 지적하는 사람들에 대한 이 대표 지지자들의 집단 공격은 이제 민주당 운영에서 '상수'가 됐다. 당내 민주주의가 무너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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