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건 서로 친애하지 않아서가 아니라 서로 침해하지 않기 위해서다. 우리는 각자 돌아갈 또 다른 틈이 있다."
이기영 작가의 에세이 '친애하고 침해하는'이 출간됐다. 전작 '오이 부부 그냥 좋다'에서 결혼생활을 솔직담백하게 다룬 저자가 이젠 '가족'에 대해 얘기한다.
가족은 세상에 태어났을 때부터 가장 가까이 있는 존재지만, 가까운 거리만큼 쉽게 상처를 주고받을 수 있는 관계가 되기도 한다. 거기에 다른 관계와 달리 맺고 끊음을 분명하게 할 수도 없다. 책의 제목처럼 '친애하는'이 '침해하는'으로 바뀌는 것도 한순간. 오죽하면 영화감독 기타노 다케시는 "가족이란 아무도 보지 않을 때 내다 버리고 싶은 존재"라고까지 표현했을까.
오 남매 중 넷째로 태어난 저자 역시 친애와 침해 사이를 오가며 성장했다. 그는 "가족을 친밀히 사랑한다고 표현하는 것과 틈 안에서 선을 지키며 살아가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었다"고 고백한다.
이 책은 저자가 가족들과 함께 웃고, 울었던 순간을 되살려낸다. 가족 구성원 4번인 저자가 할아버지, 할머니, 부모님, 그리고 형제자매들과 함께 생활하면서 느꼈던 기쁨, 즐거움, 고마움, 안타까움을 기록으로 옮겼다. 저자는 이들과 함께 부대끼면서, 서로를 위한 적당한 거리와 경계를 찾는다.
이들 가족이 겪어온 여러 에피소드를 읽다 보면 가족 간의 적당한 경계를 찾기 위해선 서로에 대한 이해가 뒷받침돼야 한다는 생각에 이르게 된다. '알면 사랑한다'라는 말처럼, 가족관계를 잘 유지하는 방법도 서로에 대해 얼마나 잘 알고 있느냐에 달려 있다는 것이다. 가족들이 어떤 입장에 놓여있는지, 어떤 마음으로 살아가고 있는지, 어떤 노력을 기울이고 있는지 진심을 들여다볼 것을 저자는 권한다.
저자는 '에필로그'를 통해 이런 깨달음을 독자들에게도 전한다. "지금 당장 서로 친애하지 않더라도, 앞으로도 계속 침해하며 살아간다 할지라도 우리는 이런 틈을 통해 멀리 보고 길게 가려 한다. 고여 있든, 흘러넘치든, 틈이 생기든, 또는 메워지든 반복되는 모양을 그냥 그대로 내버려 둔 채 존중하려고 한다." 225쪽, 1만4천8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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