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와 안동이 힘을 합쳐 대구 식수원 대안을 마련했는데도 정부는 결론을 내리지 않은 채 관망만 하고 있다. 대규모 국가재정이 투입돼야 해 국책사업 확정이 필수지만 정작 정부는 시큰둥한 반응을 보이고 있어 실망스럽다.
안동댐과 임하댐 원수를 식수원으로 활용하려는 대구시의 '맑은 물 하이웨이' 구상에 안동시가 화답하며 구체적 추진안까지 제시했다. 대구시와 안동시는 이달 중 상생 협약을 체결하고 본격적으로 맑은 물 하이웨이 사업을 추진하기로 했다. 대구시는 지난 8월 낙동강 물 공동 활용을 골자로 하는 구미시와의 '맑은 물 나눔과 상생 발전에 관한 협정' 해지를 국무조정실, 환경부 등 체결 5개 기관에 통보했다. 사실상 무산된 것이다. 이에 대한 대안으로 마련한 것이 맑은 물 하이웨이다. 하지만 정부는 기존 협정이 여전히 유효하다는 원론적 입장만 고수하고 있다. 주무 부처인 환경부도 맑은 물 하이웨이 사업에 사실상 난색을 표하고 있다. 기존 임하댐~영천댐 도수관로보다 3배 이상 긴 관로를 깔아야 하고 1조 원 이상 사업비까지 예상된다. 국책사업으로 추진하려면 정부가 적극 나서야 한다.
대구는 1991년 낙동강 페놀 사건을 시작으로 먹는 물 문제로 큰 고통을 겪고 있다. 맑은 물 하이웨이 사업이 숙원 해결의 물꼬를 텄지만, 대구 취수원 이전에 대한 정부의 태도는 예전과 비교해 달라진 것이 거의 없다. 해평취수장 공동 이용과 관련해 대구와 구미의 입장이 평행선을 달리는 동안 정부는 사실상 손을 놓고 있었다. 그동안 대구와 구미의 갈등은 극에 달했고 협정 파기에 이르게 된 것이다.
낙동강 수계 관리는 정부가 할 일이다. 지자체에 맡겨 둔다면 취수원 이전 문제 해결은 요원하다. 대구시와 안동시가 절박한 심정으로 취수원 이전 문제에 대한 해법을 마련했다. 정부가 책임감을 갖고 관심을 나타내야 한다. 맑은 물을 위해 30년 넘게 기다린 대구 시민들의 인내심도 바닥이 드러나고 있다. 정부가 대구시의 맑은 물 하이웨이 사업 국책사업 확정 요구에 응답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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