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필요한 불안감을 조성하지 말라는 불평이 나올 법도 합니다. 하지만 불이 났을 때는 경보를 울리는 사람이 좋은 사람입니다. 경보를 울립시다. 그리고 누군가 불 끄는 데 손을 보태기를 희망합시다."
소설가이자 시인, 에세이스트, 문학비평가인 마거릿 애트우드의 에세이 선집 '타오르는 질문들'이 출간됐다.
1939년 캐나다에서 태어난 마거릿 애트우드는 2000년 '눈 먼 암살자', 2019년 '증언들'로 두 차례 부커상을 받았다. 이외에도 아서 C. 클라크상, 프란츠 카프카상, 독일도서전 평화상, 미국PEN협회 평생공로상, 데이턴 문학평화상 등을 수상했으며 노벨문학상 유력 후보로 거론되는 인물이다.
그의 이번 책은 2004년부터 2021년까지 발표한 에세이 가운데 62편을 엄선해 엮었다. 문학을 비롯해 환경, 인권, 페미니즘 등 애트우드가 평생 집중해온 주제가 강연, 서평, 논설, 추도사 등 다양한 형식의 글로 수록됐다.
700쪽이 넘는 방대한 양의 이 책은 연대순으로 총 5부로 구성됐다.
1부는 2004~2009년, 미국 세계무역센터와 국방부에 대한 테러 공격, 이라크 전쟁, 미국발 금융 위기가 일어난 시기다. 2부는 2010~2013년, 기후 위기 이슈가 갈수록 뜨거워졌던 오바마 정부 때다.
이어 3부는 그가 쓴 '시녀 이야기', '그레이스'가 시리즈물로 제작되고 그가 '증언들' 집필에 들어간 2014~2016년의 글을 다루고 있다. 4부는 2017~2019년, 트럼프 대통령 취임 이후 반(反)트럼프 행진이 곳곳에서 이어지고 미투 운동이 일어났으며, 소셜미디어를 통한 온라인 고발과 문화전쟁이 끊이지 않은 시기다.
5부는 2020~2021년 미국이 다시 대선을 치른 시점에서 팬데믹, 전체주의, 기후 변화 등의 내용이 중요하게 다뤄진다.
애트우드는 현존하는 가장 치열한 작가이자 독자로 여겨진다. 세계에 대한 희망을 저버리지 않고, 전세계적인 대형 문제들이 '문제'로 떠오르기 일찍 전부터 경보를 울려왔다.
그 중 하나가 페미니즘이다. 수십 년 전 발표한 페미니즘 소설이 지금까지 임신중지권 시위 같은 여권(女權) 운동에서 강력한 상징으로 활용된다.
또한 책에 수록된 글 중 2006년 발표한 '습지', 2007년 '생명의 나무, 죽음의 나무'에서는 기후 변화에 대한 염려, 환경 문제에 대한 지극한 관심이 곳곳에 녹아있음을 볼 수 있다. 최근에서야 우리가 실감하기 시작한 기후 이슈를, 애트우드는 이미 수십년 전부터 언어로 풀어내고 있었던 셈이다.
또한 "안녕, 지구인들! 인권, 인권하는데 그게 다 뭐죠?"라는 글에서는 자신을 작고 늙은 여자, 즉 애트우드의 변장을 하고 온 외계인이라고 설정한 뒤 불평등과 민주주의, 환경, 인권 등의 간단치 않은 주제들을 통렬하고 재미있게 짚어낸다.
무엇보다 이 책에 실린 애트우드의 작품, 작가들에 관한 서평, 강연 형식의 글들은 탁월한 작법 이론과 문학비평의 모범이 될 만하다. 712쪽, 3만2천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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