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이웃사랑] 전기·가스 끊길 위기…세 아이 커가는데 남편은 언제 쓰러질 지 몰라

20살에 덜컥 임신…대학교 자퇴 후 남편과 결혼
빠듯한 살림살이 중 코로나로 수입 절반으로 줄어
남편 잇단 허리 부상…대출 빚만 수천만원 쌓여

스무살에 첫아이를 출산한 노혜미(가명· 현재 나이 32) 씨가 아이들을 커가는 모습을 보면서 눈물을 훔치고 있다. 김세연 기자
스무살에 첫아이를 출산한 노혜미(가명· 현재 나이 32) 씨가 아이들을 커가는 모습을 보면서 눈물을 훔치고 있다. 김세연 기자

"나 오늘 학교 끝나고 놀기로 했는데 너 못 오지?"

21살의 노혜미(가명·현재 나이 32) 씨는 친구로부터 받은 문자를 한참이나 들여다봤다. 창밖의 날씨도 화창한데 노 씨는 예쁜 옷을 입고 친구들과 논지가 언젠지 기억도 나지 않았다. 친구에게 여느 때와 같이 미안하다며 답장한 뒤, 엄마를 찾으며 우는 아기에게 노 씨는 허겁지겁 달려간다. 아직 낯설기만 한 아들이지만 앞으로 이 작은 아기를 책임져야 한다는 생각에 노 씨에게 점점 친구들 생각은 희미해져 갔다.

◆임신 후 대학교 자퇴, 코로나 이후 수입은 반토막

어린 시절 노 씨가 초등학교 저학년이던 당시 아버지가 도박에 빠지게 되면서 가세가 기울었다. 고등학교 3학년이 된 노 씨는 국어국문학과를 지망하고 싶었지만, 집안 형편상 전문대학교 진학을 선택했다. 20살 새내기 무렵, 노 씨는 친구에게 세 살 연상의 직업군인이었던 지금의 남편 이상훈(가명·35) 씨를 소개받았다. 학생인 또래에 비해 직업을 가지고 일하는 남편이 듬직하고 믿음직스러웠다.

두 사람이 연인이 된 지 8개월쯤 지났을 때 노 씨는 갑작스럽게 임신한 사실을 알게 됐다. 스무 살인 노 씨는 너무나도 두려웠고 감당하기 벅찼다. 이 씨를 만나 임신 사실을 알리며 아이를 지울까 고민도 수백 번도 더 했다. 하지만 이 씨는 자신이 책임질 테니 아이를 낳기를 원했고, 노 씨는 출산을 결심했다. 노 씨는 곧바로 학교를 그만뒀고 이 씨 또한 노 씨 곁을 지키기 위해 일을 그만뒀다.

하지만 아직 어린 두 사람에게는 출산 준비부터 육아까지 어느 것 하나 쉽지 않았다. 친정과 시댁 부모님 전부 건강이 좋지 않고 일하시느라 아이를 돌봐줄 형편도 되지 않았다. 시댁 부모님이 노 씨의 출산 준비를 도와줬지만, 육아는 오로지 노 씨의 몫이었다. 남편도 곧 경북의 한 자동차 부품 공장에 취업해 가장 노릇을 시작했다. 넉넉하지는 않았지만 두 사람은 행복했다. 이후 딸을 원했던 부부는 둘째 아들과 셋째 딸을 낳았고, 빠듯하지만 열심히 살았다. 하지만 3년 전, 코로나가 발생하면서 남편의 수입이 절반으로 줄게 됐다. 다섯 식구를 책임지기에는 버거웠다.

◆교통사고 이후 허리 치료도 필요한데 빚만 쌓여가

남편은 10년 전, 군 생활 당시 일하던 중 허리에 금이 가 줄곧 제대로 치료받지 못하고 있었다. 그러다 3년 전 교통사고로 다시 한번 허리를 다치게 돼 일주일가량 입원했다. 장기간 치료가 필요했으나, 당장 일해야 했기에 이 씨는 완치되지 않은 채 퇴원했다. 현재 이 씨는 몸을 많이 쓰는 일을 하기에는 통증이 심한 상태다. 당장 밀린 공과금과 빚을 갚기 위해 일용직으로 일하고 있지만, 수입이 일정치 않다.

그동안 쌓인 대출 빚만 수천만원, 한 달에 100만 원도 벌기 어려운 남편 수입으로는 당장 다섯 식구 생활비도 빠듯하다. 아파트 관리비, 가스비도 벌써 550만 원가량 밀려 있다. 당장 다음 달이면 수도와 전기가 끊길지도 모른다. 초등학교에 입학한 세 아이는 커가면서 친구들을 만날 때마다 "학원 보내줘", "여행 가고 싶어"라며 조르는데 노 씨는 당장 끼니 걱정하기도 급급하다.

노 씨도 일을 구해보려 했지만, 사정이 여의치 않다. 이제 8살인 막내딸이 엄마와 떨어지는 것을 불안해한다. 오후 1시가 되면 학교에서 아이들이 돌아오는 탓에 적당한 아르바이트를 구하기조차 힘든 상황이다. 갈수록 건강이 악화되는 남편은 집에 머무는 날이 많아지며 우울증까지 왔다. 가장 노릇을 제대로 못 했다며 죽고 싶다고 말하는 남편의 모습을 볼 때마다 자신이 짐처럼 느껴져 노 씨의 가슴은 찢어진다. 아이들 밥을 준비하는 노 씨는 오늘도 본인의 끼니는 거르며 한숨을 내쉰다.

*매일신문 이웃사랑은 매주 여러분들이 보내주신 소중한 성금을 소개된 사연의 주인공에게 전액 그대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개별적으로 성금을 전달하고 싶은 분은 하단 기자의 이메일로 문의하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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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주 성금내역]

◆우즈베키스탄에서 한국대학원 유학 왔다가 아들 백혈병진단에 학업 중단한 토지마토바 씨에 2,062만원 전달

우즈베키스탄에서 한국 대학원 유학 왔는데, 아들 백혈병 진단에 한학기 남겨두고 학업 포기해 남편은 공사장에서 일하는 토지마토바(매일신문 10월 11일 자 10면) 씨에 2천62만1천460원을 전달했습니다.

이 성금에는 ▷빛명상본부 60만원 ▷동원화랑 10만원 ▷박종천 5만원 ▷이창영 5만원 ▷방순옥 4만원 ▷권규돈 3만원 ▷이병규 2만5천원 ▷신종욱 2만원 ▷여환주 2만원 ▷김강현 1만1천원 ▷김진만 1만원 ▷이아영 1만원 ▷장수진 1만원 ▷'따스한햇살' 5천원이 더해졌습니다. 성금을 보내주신 모든 분들께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임신 중 교통사고로 발달장애아이 출산 후 남편까지 뇌출혈로 세상 떠난 송혜영 씨에 1,812만원 성금

임신 중 교통사고로 발달장애 아이 출산하고, 급작스럽게 뇌출혈로 남편 사망한 후 홀로 두 아이 돌봐온 송혜영(매일신문 10월 18일 자 10면) 씨에 54개 단체, 155명의 독자가 1천812만2천97원을 보내주셨습니다. 성금을 보내 주신 분은 다음과 같습니다.

▷㈜대구은행 100만원 ▷피에이치씨큰나무복지재단 100만원 ▷스마트치과 50만원 ▷신라공업 50만원 ▷아이큰숲치과(남동우) 50만원 ▷㈜태원전기 50만원 ▷한라하우젠트 50만원 ▷㈜태린(양홍석) 40만원 ▷㈜신행건설(정영화) 30만원 ▷한미병원(신홍관) 30만원 ▷㈜동아티오엘 25만원 ▷㈜백년가게국제의료기 25만원 ▷크로스핏힘 23만원 ▷(재)대백선교문화재단 20만원 ▷금강엘이디제작소(신철범) 20만원 ▷대창공업사 20만원 ▷기독교대한성결교회봉산교회 10만원 ▷경주천마자동차전문학원 10만원 ▷김영준치과 10만원 ▷동양자동차운전전문학원(최우진) 10만원 ▷무한기술(윤종천) 10만원 ▷세움종합건설(조득환) 10만원 ▷우리들한의원(박원경) 10만원 ▷㈜구마이엔씨(임창길) 10만원 ▷㈜삼이시스템 10만원 ▷㈜우주배관종합상사(김태룡) 10만원 ▷㈜이구팔육(김창화) 10만원 ▷㈜태광아이엔씨(박태진) 10만원 ▷느티나무한약국 5만원 ▷다빈치커피대명마루점 5만원 ▷명EFC(권기섭) 5만원 ▷베드로안경원 5만원 ▷세무사박장덕사무소 5만원 ▷세창산업(강석원) 5만원 ▷수가성(최병기) 5만원 ▷와이제이(YJ)애드컴(최영미) 5만원 ▷이전호세무사 5만원 ▷전피부과의원(전의식) 5만원 ▷㈜선진건설(류시장) 5만원 ▷㈜아르떼하임 5만원 ▷중앙안과의원(김일경) 5만원 ▷채성기약국(채성기) 5만원 ▷칠곡한빛치과의원(김형섭) 5만원 ▷흥국시멘트 5만원 ▷국선도풍각수련 3만원 ▷매일신문구미형곡지국(방일철) 3만원 ▷㈜동신통신(김기원) 3만원 ▷청산(우창하) 3만원 ▷황씨서구종친회(황상모) 3만원 ▷대원전설(전홍영) 2만원 ▷서성상회(박형근) 2만원 ▷모두케어(김태휘) 1만원 ▷아보카도테크(이준식) 1만원 ▷하나회 1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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