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달러화 초강세와 국채금리 상승 여파로 일본 엔화 가치가 추락을 거듭하고 있다. 20일 엔·달러 환율이 32년 만에 150엔을 돌파한 데 이어 21일에도 엔저 흐름이 이어졌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1997년과 비슷한 아시아 금융위기가 재현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마저 나온다.
이날 서울 외환시장 마감 시점 기준 달러화 대비 엔화 환율은 달러당 150.43엔까지 상승했다. '거품(버블) 경제' 후반기였던 1990년 8월 이후 최고치를 재차 경신한 것이다. 엔화 가치는 32년 만에 최저치를 나타내고 있다. 이 같은 환율은 전고점인 2011년(75.32엔)의 근 2배다. 전날에도 일본 도쿄 외환시장에서 장중 엔·달러 환율은 '심리적 저항선'이라고 할 수 있는 달러당 150엔을 뚫었다.
엔·달러 환율은 올 초만해도 115엔 안팎이었다. 지난달 1일 140엔대로 올라섰다. 그리고 두 달도 채 되지 않은 시간에 150엔대까지 올라섰다.
준안전자산으로 꼽히는 엔화 가치가 이처럼 급전직하하는 것은 상당히 이례적이다. 미국이 40년 내 최악인 인플레이션을 잡고자 공격적으로 금리를 올리는데 일본만 나 홀로 통화 완화 정책을 고수한 영향으로 풀이된다. 일본은 현재 국가채무가 너무 많아 섣불리 기준금리 인상 기조에 돌입할 수 없는 상황이다.
일방적 엔화 약세에 아시아 외환시장 전체가 흔들리는 것 아니냐는 경계감도 있다. 앞서 블룸버그는 지난달 달러화 강세 속에 아시아 양대 경제 대국인 중국과 일본의 통화가치 급락으로 1997년과 비슷한 아시아 금융위기가 재연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고 진단했다. 특히 블룸버그는 필리핀 페소화와 더불어 한국 원화가 아시아 각국 통화 중 가장 취약하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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