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사설] 이재명 대표 개인 혐의를 당의 위기로 키워 가는 민주당

검찰 수사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로 향하는 가운데, 민주당 내부에서 '이 대표 용퇴'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김해영 전 민주당 의원은 22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이재명 대표님 그만하면 되었습니다. 이제 역사의 무대에서 내려와 주십시오"라고 적었다. '사법 리스크'를 거론하며 이 대표의 당권 도전에 반대했던 설훈 민주당 의원은 "이런 사태를 예견하고 있었다"고 밝혔다. 민주당 한 원로는 "문제가 불거질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는데 (당 대표로 나온 것을) 이해할 수 없다"고 말했다. 비명계에서도 '결자해지'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하지만 다수 민주당 의원들과 당원들은 이 대표로 향하는 검찰 수사를 '야당 탄압' '정쟁'이라고 주장한다. 주지하다시피 대장동을 비롯한 이 대표에 대한 의혹은 이미 대선 전부터 제기됐으며, 제기한 측은 민주당 내부였다. 문재인 정권의 검찰이 대장동 의혹에 대해 수사를 시작했고, 대선 후에 그 수사가 진척되고 있을 뿐이다.

민주당은 뭉쳐서 싸우면 수사를 무마할 수 있다고 믿는 듯하다. 법무부 장관 출신인 박범계 의원을 위원장으로 하는 '윤석열 정권 정치탄압대책위원회'를 만들고, 민주연구원에 대한 검찰의 압수수색을 물리적으로 막은 것 등이 그 예다.

당원에게 문제가 있으면 당 차원에서 징계를 하는 것이 공당의 도리다. 그럼에도 민주당은 야당 탄압, 정쟁 운운하며 이 대표 개인의 범죄 혐의, 그것도 당 대표가 되기 전에 발생한 문제를 당의 문제로 만들려고 한다. 개인의 혐의를 당의 혐의로 만듦으로써 검찰 수사를 막을 수 있다면 법치 국가가 아니다. 대장동 의혹, 백현동 의혹, 위례 신도시 개발 의혹, 변호사비 대납 의혹, 성남FC 후원금 의혹 등 이 대표와 관련한 검경의 주요 수사만 최소 5건이다. 이를 야당 탄압이니 정쟁이니 하며 수사를 방해하는 것이 '정쟁'이고 '협치 파괴'다. 죄가 없다면 성실히 수사 받아 누명을 깨끗이 씻어 내면 된다. 21세기 대한민국 검찰을 향해 '없는 죄를 만들어 낸다'는 궤변으로 수사를 방해해서는 안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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