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노동운동의 상징적 인물 전태일. 그는 1948년 대구에서 태어나 남산동에서 어린 시절을 보냈다. '전태일 평전'을 썼고 인권변호 활동을 했던 법조인 조영래도 1947년 대구 대봉동에서 태어나고 자랐다. 이후 두 사람은 각기 다른 이유로 대구를 떠나 서울 생활을 시작했다,
비슷한 시기 인근에서 살던 이들은 실제로는 서로 만난 적이 없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두 사람은 어린 시절 어느 날인가 자신도 모르게 잠시나마 스쳐 지났거나 함께 뛰어 놀던 일이 있었을 수도 있다.
극단 초이스시어터의 연극 '만나지 못한 친구'는 이미 고인이 된 두 사람의 실제 생애를 바탕으로 이 같은 상상을 보태 만든 창작극이다. 대본을 쓴 안희철 극단 초이스시어터 대표는 "전태일과 조영래 두 사람이 어쩌면 서로 만났을 수도 있다는 상상과 실제로는 두 사람이 만나지 못했다는 사실 사이에서 수많은 설정이 가능했다"고 말했다.
작품은 전태일이 사망한 후 조영래가 전태일의 과거를 찾아 책을 쓰며 만나서 대화하는 것으로 이야기가 시작된다. 과거의 전태일과 현재의 조영래가 같은 공간, 다른 시간에서 함께 만나 이야기하고 토론하며 우정을 키워가는 것이다.
그렇다고 작품이 특정 이념이나 정치색을 보여주거나 이야기하지 않는다. 다들 힘들고 어려웠던 그 시절을 살아온 이들에게 보내는 박수와 미안함이 담긴 작품이라는 게 극단 측 설명이다.
이 작품은 지난 2018년 대명공연예술단체연합회가 마련한 대명공연예술올림픽에서 처음 대중과 만났다. 홀로그램‧프로젝션맵핑 등 첨단기술을 활용한 이 작품은 소극장이라는 공간의 제약을 뛰어넘는 새로운 시각 효과의 가능성을 보여주며 관객의 큰 주목을 받았다.
최주환 전 대구시립극단 예술감독이 연출을 맡았다. 배우 김진희(전태일 어머니 역), 최우정(전태일 역), 김명일(조영래 역), 윤규현(남자 역), 강영은(여자 역), 정아름(여공 역)이 출연한다.
25일부터 30일까지 대구 대명공연거리 내 아트벙커(남구 현충로 262)에서 만나볼 수 있다. 평일 오후 8시, 토요일 오후 4시와 7시, 일요일 오후 3시와 6시 공연한다. 관람료는 3만원. 053-421-22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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