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벽종이 울렸네 새 아침이 밝았네, 너도나도 일어나 새마을을 가꾸세~~ 살기 좋은 내 마을, 우리 힘으로 만드세." 1970, 80년대 우리나라 방방곡곡에 울려퍼지던 '새마을 노래' 가사다. 행진곡풍의 경쾌하면서도 장엄한 이 노래는 박정희 전 대통령이 작사했다.
6·25전쟁 이후 가난에 허덕이던 이 나라에서 '우리도 한번 잘살아 보세'라고 시작한 새마을운동이었다. 1970년 4월 박정희 대통령은 지방장관회의에서 '새마을 가꾸기'를 국가정책 차원의 사업으로 시작했다. 정부는 이듬해까지 전국 3만3천267개 마을에 시멘트 336포를 무상으로 주면서 마을 길 확장, 공동 빨래터 및 우물 설치 등 마을 공동사업을 지원했다. 이후 성과가 우수한 1만6천여 마을엔 시멘트 500포와 철근 1톤을 추가로 지급했다.
배급받은 시멘트를 사용하지 않고 묵힌 마을은 다음 지원 대상에서 제외하는 등 마을 간의 경쟁을 유도한 것이다. 주민들이 합심하여 초가집을 슬레이트 지붕으로 고치고, 마을 흙길을 시멘트로 포장하니 자신감이 커져 갔다. 근면·자조·협동의 새마을정신은 1972년부터 전 국민 운동으로 확산됐다. 농촌 빈곤 퇴치와 지역사회 개발을 위해 불 지핀 운동이었지만 국민들에게 역경을 딛고 '할 수 있다'는 정신 계몽의 바탕이 됐다.
이후 새마을운동은 고도의 산업화, 민주화 과정을 거치면서 차츰 잊히고 있어 안타깝다. 2013년 새마을운동 기록물(2만2천여 건)이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에 등재되는 등 국제사회가 그 가치를 인정하고 있으나 국내에서는 홀대당하고 있다. 지난 2018년 당시 문재인 정부는 초등학교 6학년 사회 교과서에서 새마을운동을 삭제한 바 있다. '1970년대 들어 박정희 정부는 도시에 비해 낙후된 농촌을 발전시키려고 새마을운동을 전개했다'는 문장을 빼 버린 것이다.
반면에 새마을운동은 해외에서 상당히 높게 평가받는 한국의 대표 정책이다. 동남아시아 개발도상국과 아프리카 대륙 여러 나라들이 새마을운동을 배우기 위해 연수생을 지속적으로 파견하고 있다. 지난해까지 세계 20개국에서 92개 새마을 시범 마을이 만들어졌다. 경상북도 또한 새마을운동 종주 도(道)로서 2012년 새마을세계화재단을 설립해 우리의 경험을 국제사회와 공유하며 개도국의 자립 역량 강화를 돕고 있다.
대한민국 발전의 길을 함께 걸어온 새마을운동은 이제 시대정신에 부합하는 국민운동으로 재도약하려고 한다. 새마을정신의 현대적 의미를 계승해 '함께 잘사는 공동체'를 목표로 한다. 나눔과 배려라는 사회적 자본을 키우며 상생과 통합으로 미래 희망을 키워 가는 데 앞장서겠다는 것이다. 특히 기후 위기 극복을 위해서 세계적인 연대에 동참하며 탄소 제로 운동 선도를 제시했다.
그러면서 새마을운동 가치를 재구현하기 위해 경기도 성남에 있는 새마을운동중앙연수원을 정신적 구심점인 경북 구미로 옮기자는 목소리가 제기되고 있다. 40년 된 연수원 시설을 현대화하는 것은 물론 박정희 대통령 생가, 새마을운동테마공원 등 인프라를 활용하기에 구미가 최적지로 꼽히고 있다. 마침 최근 취임한 곽대훈 새마을운동중앙회장도 회원들 총의가 모아진다면 이전이 가능하다고 피력했다.
경북도는 새마을과(課)라는 행정조직을 유지하고 있는 유일한 광역자치단체다. 기초자치단체에서 새마을과를 갖춘 곳은 전국에서 구미시와 청도군뿐이다. 경북도 구미시와 함께 민간 차원의 유치 추진위원회 발족이 필요한 시점이다. 새마을정신을 제2 국민운동으로 승화시키려면 새 술은 새 부대에 담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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