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는 중국보다 더 중국화된 문명과 문화를 갖고 있습니다. 단지 우리가 인식을 못 하고 있습니다. 이를 자각할 때 근대인이 될 수 있습니다."
김용삼 펜앤마이크 대기자가 24일 대구 그랜드호텔 다이너스티홀에서 열린 매일 탑 리더스 아카데미에서 '중국 앞에만 서면 작아지는 한국'을 주제로 강연을 열었다.
'국제관계에서 우리나라는 중국에 대해선 찍소리도 못 하는데 왜 그럴까요'라고 입을 떼면서 강의를 시작한 김용삼 대기자는 "우리가 생각하는 고유의 것들은 대부분 중국에서 왔다. 명절에 제사를 지내는 법도와 방식은 주자 성리학에 기반을 둔 것"이라며 우리나라에 중국 문화가 스며들어 있음을 강조했다.
그러면서 "우리나라에서 사용되고 있는 족보와 이름도 거의 중국식이다. 고려 말 정몽주의 '몽주'는 꿈속에서 주나라를 보겠다는 의미다. 성웅으로 추앙하는 이순신 장군의 부친도 아들 넷의 이름을 중국 삼황오제의 이름을 차용했다"고 덧붙였다.
그는 우리나라에 이같이 중국문화가 깊게 스며든 원인을 과거 중화사상에 대한 찬양으로 꼽았다. 김 대기자는 "우리 조상들은 상상을 초월할 정도로 중국 문물을 받아들여 조선을 중화의 나라로 변모시키고자 했다. 그 일환으로 세종대왕은 한글을 만들어 중국의 주장을 보급하고자 했다"고 말했다.
특히 명나라를 끝없이 치켜세우면서 중화사상이 극도로 심해졌다고 설명했다. 여진족의 청나라가 명나라를 무너뜨렸음에도 조선은 청나라를 오랑캐의 나라로 치부하며 명나라만을 섬겼다는 것이다. 더 나아가 명나라의 중화사상을 조선이 그대로 받아들여 '조선중화주의' 국가가 됐다고도 덧붙였다.
조선 전반에 중화주의가 만연했던 가운데 이를 완화할 수 있었던 기회를 살리지 못했던 점에 대해 아쉬움도 드러냈다. 그는 "정조는 서양 서적들을 많이 수입하다가 천주교를 엄단한다는 이유로 불에 태웠다. 만약 서양 사상들이 보급됐다면 과거에 중화사상이 극도로 퍼지지는 않았을 것"이라며 정조의 선택을 비판했다.
그는 시진핑 중국 국가 주석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전 대통령에게 "한국은 중국의 일부였다"고 말한 사실에 대해 반박하기 어렵다고 했다. 중화사상이 우리나라 곳곳에 스며들었다는 이유였다.
김 대기자는 "우리는 중화사상에 젖어 있다는 걸 모르고 있다"며 "제사나 족보 등이 중국식이라는 것부터 하나씩 깨닫고 냉정하게 반성해 볼 필요가 있다. 우리의 전통이 우리의 것들이 아니었다는 점을 알아차리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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