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서울에서 경찰이 오토바이 운전자의 도움으로 수배범을 검거했다. 수배범은 검문하는 경찰을 밀치고 도주했지만, 이를 본 한 오토바이 운전자가 경찰을 오토바이 뒷좌석에 태우고 추격해 체포했다.
지난달 19일 새벽, 서울 종암동 한 원룸촌. 쿠팡 배송기사는 얼굴이 피범벅이 된 20대 여성을 보았다. 건장한 남자 3명이 이 여성을 쫓아왔다. "신고하지 말라"는 협박을 받은 배송기사는 "그냥 배달하러 간다"고 말한 뒤 경찰에 신고했다. 신고 3분 만에 경찰이 도착해 폭행범들을 붙잡았다. 올해 7월에는 은행 ATM기 앞에서 5만 원권을 계속 입금하는 사람을 수상히 여긴 70대의 신고로 경찰이 보이스피싱 현금 수거책을 현장에서 체포했다.
지난 6월 대구 수성구 한 네거리. 횡단보도를 건너던 한 남성이 교차로 내에 떨어져 있는 돌멩이를 주워 길 밖 화단으로 치우는 것을 보았다. 자동차 바퀴에 돌멩이가 튀어 발생할 수 있는 사고를 예방한 것이다.
주택 창문이 골목 쪽으로 나 있기만 해도 범죄가 줄어든다고 한다. '지켜보는 눈'의 힘이 그만큼 센 것이다. 오토바이 운전자, 쿠팡 배송기사, 교차로에서 돌멩이를 치운 남성은 '골목 쪽으로 난 창문'이다.
자신의 가게 앞에 떨어진 은행나무 열매 냄새에 화를 내며 "빨리 치우라"고 구청에 전화하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빗자루로 쓸어 치우는 사람도 있다. 담배꽁초나 쓰레기를 거리에 버리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줍는 사람도 있다. 차도에서 장난치는 아이들을 보고 그냥 지나치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점잖게 타이르는 사람도 있다. 빗물 새는 지붕을 탓하는 사람도 있고, 지붕에 올라가 수리하는 사람도 있다. 한쪽은 나그네고 한쪽은 주인이다. 거리뿐만 아니라 직장과 집에서도 마찬가지다.
치안은 경찰이 담당한다. 하지만 경찰력만으로 거리 범죄를 100% 감지하고 예방하기는 어렵다. 경찰에만 의존하자면 천문학적 예산을 퍼부어야 한다. 화재나 긴급 구조, 거리 청결도 마찬가지다.
주인보다 객(客)이 많은 사회는 불편하고 불쾌하고 사건·사고도 많다. 당연히 사회적 비용 부담도 크다. 대한민국은 청결, 치안, 예의에서 이미 세계적 모범 국가다. 주인 의식 덕분이다. 하루하루 주인이 늘어나기를 소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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