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사설] ‘아니면 말고’ 식 폭로, 김의겸은 면책특권 뒤에 숨지 말라

국정감사장에서 한동훈 법무부 장관의 '청담동 술자리 의혹'을 제기한 김의겸 더불어민주당 대변인의 행태는 참으로 무책임하다. 국회의원 면책특권에 기댄 '아니면 말고' 식의 폭로이기 때문이다. 김 의원은 24일 국정감사에서 "지난 7월 20일 새벽 서울 청담동의 고급 바에서 윤석열 대통령과 한 법무부 장관, 김앤장 변호사 30명이 술자리를 한 것이 사실이냐"라고 질의했다. 하지만 이를 입증하는 증거는 현재까지 하나도 제시하지 못하고 있다.

그렇다면 '사과'나 아니면 최소한 '유감' 표명이라도 해야 한다. 김 대변인의 이후 언행은 정반대로 간다. 김 대변인은 기자 출신이다. 기자에게 '팩트'는 생명이다. 대특종이 될 수 있는 정보도 확인되지 않으면 '팩트'가 아니다. 보도할 수 없는 것은 당연하다. 김 대변인의 폭로는 이런 과정을 거쳤다고 보기 어렵다. 김 대변인은 25일 입장문에서 "해당 술자리를 직접 목격했다는 생생한 목격담이 있고, 사실이라면 엄청난 국정 문란"이라고 했다. 국감 발언은 '가정'에 입각한 것임을 실토한 것이다. 그러면서 "내 질문 어디에 거짓이 있고, 왜곡이 있는가"라고 강변했다. 확인되지 않은 주장은 '거짓'이고 '왜곡'이다.

김 대변인의 강변은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한 장관이 '술자리'에 있었다면 "모든 직을 걸겠다. 김 의원은 뭘 걸겠나"라고 한 데 대해 "한 장관은 대뜸 '장관직을 걸겠다'며 국감장을 도박판으로 만들었다"고 비난했다. 적반하장이다. '직'을 도박에 걸라고 한 장본인이 김 대변인이다. 얼마 전 한 장관의 7월 미국 출장이 이재명 민주당 대표를 겨냥한 것이란 의혹을 제기하며 "수사할 거면 직을 걸고 하라"고 했다.

김 대변인의 허위 주장은 이번뿐이 아니다. 지난달 한 장관이 이재정 민주당 의원을 의도적으로 따라가 악수하는 장면을 연출했다고 주장했지만 사실이 아니었다. 한 장관의 미국 출장에 의혹을 제기했지만 증인이나 증거는 "확보는 못 했지만 노력 중"이라고 얼버무렸다. 이런 무책임한 소리를 언제까지 들어야 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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