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시각과 전망] K-스토리의 보고, 경상북도

배성훈 경북본사장
배성훈 경북본사장

K-콘텐츠, K-컬처 등 한국 특유의 스토리를 전면에 내세운 다양한 콘텐츠들이 전 세계를 휩쓸고 있다. 세계 영화사를 새로 쓴 영화 '기생충' '미나리'와 에미상을 수상한 드라마 '오징어 게임' 성공 이후 더욱 적극적으로 한국 이야기가 전 세계의 관심을 끌고 있다. 넷플릭스를 강타한 '스위트홈' '지옥' '지금 우리 학교는' 등도 한국 드라마의 위력을 세계에 알리고 있다. 네이버 웹툰과 카카오 웹툰은 국내를 넘어 세계시장에서 매출 1, 2위를 다투고 있다.

전 세계를 떠들썩하게 만든 K-콘텐츠의 핵심은 스토리에 있다. 좋은 스토리는 정보의 전달을 넘어 청중의 공감을 불러일으킨다. 스토리는 가슴을 뛰게 하며, 궁극적으로 삶을 변화시키는 힘을 가지고 있다. 굴곡진 한국의 역사는 K스토리의 좋은 소재다. 시청자들은 사극의 대서사시와 멜로드라마적 요소를 즐기면서 한국의 역사와 문화에 관심을 갖게 된다. 결국 재미있는 이야기, 좋은 이야기만 멀리 퍼지고 오래 살아남는다.

경북에는 원석 상태의 다양한 문화자원이 많다. 경주와 안동을 비롯해 경북 곳곳에는 이야깃거리가 많다. 안동에서 발견된 '훈민정음 해례본' '삼국유사'와 같은 역사서 등이 있는가 하면 영화 시장에 진출한 권정생 선생의 '엄마 까투리' '독도수비대 강치'도 있다. 경북은 이야깃거리의 보고 그 자체이다. 특히 한국국학진흥원의 민간 자료 60만 점과 20년 동안 진행돼 온 '경북 영상콘텐츠 시나리오 공모전' 수상작 140여 점은 콘텐츠의 토대가 될 만한 주요 이야깃거리로 새롭게 주목받고 있다.

최근 경북콘텐츠진흥원은 K-스토리 활성화를 위해 '글로벌 K-스토리 프리 페스티벌'을 열었다. 국내 유명 콘텐츠 전문가들을 안동에 초청, 경북의 콘텐츠 산업 성장 가능성을 짚어보는 행사를 가졌다. 행사에 참석한 전문가들은 이구동성으로 "경북에는 양반문화, 서민문화 등 다양한 원천 콘텐츠들이 쌓여 있다"며 "경북에서 콘텐츠 산업이 일어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경북의 원천 소재를 상품성 있는 콘텐츠로 제작해 부가가치를 창출하는 작업이 필요한 당위성이 입증된 셈이다.

10월 20일 경북 안동 전통리조트
10월 20일 경북 안동 전통리조트 '구름에' 일대에서 열린 '글로벌 K-스토리 프리 페스티벌'에 참가한 관계자들이 기념 촬영하고 있다. 경북도 제공
'글로벌 K-스토리 프리 페스티벌' 토크쇼. '찬실이는 복도 많지'의 김초희(가운데) 영화감독과 '뽀로로', '꼬마버스 타요'를 제작한 아이코닉스 최종일(오른쪽) 대표가 콘텐츠 제작에 관련된 이야기를 말하고 있다.

경북에는 K-스토리 활성화를 위한 인적 자원도 풍부하다. 먼저 스토리·콘텐츠 산업의 중요성을 제대로 이해하고 적극적으로 투자하는 단체장이 존재한다. 이철우 경북도지사는 "경북의 보석 같은 스토리들이 대한민국을 넘어 세계 무대에서 빛이 날 수 있도록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말할 만큼 K-스토리 활성화를 강조한다. '경북 글로벌 K-스토리 페스티벌' 조직위원장인 김택환 경기대 교수뿐만 아니라 이종수 경북콘텐츠진흥원장도 K-스토리 활성화를 위해 활동하는 중요한 인재이다. 김 교수와 이 원장은 오랜 언론 경험을 통해 국내를 대표하는 콘텐츠 제작 대표와 작가들을 경북 스토리와 연결시키는 역할을 하고 있다.

마침 K-콘텐츠 트렌드에 부응하기 위해 윤석열 정부도 'K-콘텐츠 산업' 육성에 올인하고 있다. 박보균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은 대통령 업무 보고에서 'K-콘텐츠 산업 육성 방안'을 강조했다. 그만큼 경북이 'K-스토리'를 활성화하기 위한 타이밍도 좋은 셈이다. '글로벌 K-스토리 프리 페스티벌'로 첫 발걸음을 뗀, 경북의 콘텐츠 산업 활성화 시도가 지역 경제 활성화로 이어지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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