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국감 속 TK 정치권, 상임위 쏠림 현상에 일부 현안 패싱

정무위·보건위·농림위 TK 의원 없거나 1명…기업은행 본사 이전·제2대구의료원 논의 안돼

20일 오후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서 김도읍 법사위원장이 대검찰청에 대한 국정감사를 강행하려 하자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이 위원장석을 둘러싸고 거세게 항의하고 있다. 연합뉴스
20일 오후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서 김도읍 법사위원장이 대검찰청에 대한 국정감사를 강행하려 하자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이 위원장석을 둘러싸고 거세게 항의하고 있다. 연합뉴스

사상 최악의 '정쟁 국감'으로 불린 올해 국정감사에서 대구경북(TK) 정치권은 분투 속 아쉬움을 남겼다.

먼저 일부 상임위원회 쏠림 현상(매일신문 7월 7일 보도)으로 인해 일부 지역 현안은 공백 현상이 발생했다. 특히 정무위원회에 TK 의원이 전무한 탓에 기업은행 본사의 대구 이전 문제가 전혀 논의되지 않았다. 부산 정치권이 정무위는 물론 행정안전위원회까지 동원해 산업은행 본사의 부산 이전 현황을 전방위적으로 감사한 것과 대조를 이뤘다.

각 1명씩 소속된 보건복지위원회와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에서도 수적 부족으로 지역 현안을 깊숙이 지적하지 못했다. 복지위에선 제2대구의료원 건립 문제와 경북의 열악한 의료 인프라 문제 등이 사실상 패싱됐다. 농해수위에선 경북 농민 고령화에 따른 인력 부족 문제 등이 도마 위에 오르지 못했다.

반면 지역 현안보다 국가재정 및 경제정책을 다루는 기획재정위원회에는 TK 의원이 3명이나 쏠려, 지역 차원에선 한 상임위에 TK 정치권이 과다 배치됐다는 지적도 나왔다.

지난 2018년 이후 4년 만에 열린 경상북도 국감도 이철우 2기 도정을 제대로 점검하지 못한 채 맹탕에 그쳤다는 비판이 나왔다. 임미애 더불어민주당 경북도당 위원장은 "1기 도정에서 추진한 대구경북 행정통합이 왜 무산됐고, 대구 취수원 이전 갈등이 왜 재발했는지에 대해 여야 의원들이 이철우 도지사를 상대로 제대로 짚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정쟁으로 시작해 정쟁으로 끝난 이번 국감은 여야를 불문하고 예년과 같은 '국감 스타'가 탄생하지 않았다. 정기국회의 꽃이라고 불리는 국감은 스타 정치인 탄생의 등용문 역할을 했다. 하지만 올해 국감에선 전·현 정권 책임론을 두고 여야 대치가 격화되며 참신한 기획으로 무장한 의원들을 거의 찾아볼 수 없었다.

대신 상대당과 피감기관장에게 "이 사람아"(김남국 의원), "버르장머리 없다"(김교흥 의원), "혀 깨물고 죽지"(권성동 의원) 등 막말과 고성이 난무한 채 윤석열 정부 첫 국정감사가 마무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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