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약하고 작아 피해 더 컸다" 이태원 사망 여성 97명·남성 54명

매일신문 | 29일 밤 이태원에서 인파가 몰려 대규모 압사사고가 발생했다. 5~6겹으로 깔린 사람들은 손을 뻗어
지난 29일 발생한 서울 용산구 이태원 핼러윈 인명사고에서 구조된 부상자들이 현장 인근에서 치료를 받고 있다. 연합뉴스
지난 29일 발생한 서울 용산구 이태원 핼러윈 인명사고에서 구조된 부상자들이 현장 인근에서 치료를 받고 있다. 연합뉴스

핼러윈 데이(할로윈 데이, 10월 31일)를 앞둔 29일 밤 서울 용산구 이태원에서 대규모 압사 참사가 발생해 151명의 사망자가 30일 오전 9시까지 파악된 가운데, 현재 관계 당국이 조사 중인 사고 원인을 두고 '도미노 현상에 따른 압사'라는 전문가 분석이 나왔다.

아울러 사망자 151명 가운데 여성이 97명으로 남성(54명)의 거의 2배 수준이었던 것을 두고는 이같은 도미노 현상에 따라 상대적으로 힘이 약하고 키가 작았기 때문이라는 풀이도 더해졌다.

도미노 현상은 "밤 10시 30분쯤부터 사람이 밀려나기 시작하다가 10시 40분부터 앞쪽에서부터 사람이 넘어져 사람이 5∼6겹으로 쌓였다" "가파른 클럽 골목에서 위에서 사람들이 미니까 도미노 마냥 소리 지르면서 쓰러졌다" "떠밀려서 앞뒤로 오가기를 반복하다가 갑자기 사람들이 밀리면서 친구가 아래에 깔려 다쳤다" 등 현장에 있었던 시민들이 언론에 한 제보를 통해서도 확인되는 부분이다.

▶이송규 한국안전전문가협회장은 이날(30일) 오전 SBS와 가진 인터뷰에서 "인파 만으로 큰 피해가 났다고 보기는 어렵다"면서 "경사가 사고 원인이 될 수도 있다"고 주장했다.

이는 해밀톤 호텔 옆 골목의 폭 4m 정도 좁은 내리막길이 사고 현장임을 가리킨 맥락이다.

이승규 회장은 "사람 1명(의 몸무게)을 50kg정도로 보면 100명이 있을 경우 5t(톤) 정도가 되는데, 이 중 1명이 무너지게 되면 도미노처럼 계속 무너지게 된다"면서 "다른 통계에 따르면 65kg 몸무게의 성인 100명이 앞으로 넘어지면 하단에 18t의 힘이 가해지는 것으로 분석되기도 한다. 경사진 골목에서는 압력이 더 높아진다"고 설명했다.

이어 "5t이 밀려온다고 했을 경우, 마지막 사람이 밀리지 않으면 중간에 있는 약한 사람들이(피해를 입는다)"면서 "이번에 여성들이 피해가 났지 않느냐. 여성 등 약한 사람들이 압사되고 또한 키가 작은 사람들이 여러 요건 속에서 악화되는 상황이었다"면서 "무너지기 시작하면 관성이 붙는다. 이 때문에 넘어지는 순간 각각의 사람들을 연속적으로 받치지 않는 한 계속(연속적으로) 사고가 날 수 밖에 없다"고 도미노 현상에 대해 설명했다.

▶염건웅 유원대학교 경찰소방행정학과 교수도 이날 오전 YTN 인터뷰에서 "사고 장소가 좁은 데다 경사가 진 골목길이었다"며 "핼러윈과 주말이 겹치며 많은 인파가 몰렸고 사람들이 앞으로 빠질 수도 뒤로 갈 수도 없는 상황에서 불가항력적인 사고를 당할 수 밖에 없었다"고 분석했다.

염건웅 교수는 "(압사 사고 후)구조를 위해 이미 깔려 있는(사상자를) 잡아 뺄 수조차 없는 상황이었다"면서 "밑에 깔려있는 사람이 가장 큰 압박을 받고 있기 때문에 그 사람을 먼저 구해야 함에도 불구하고, 위에 차곡차곡 사람들이 깔려 있어 뺄 수가 없었다. 거꾸로 그러면 위에 있는 사람부터 빼면 안될까 하면 그 역시 엉켜있기에 어려운 상황이었다"고 설명했다.

많이 본 뉴스

일간
주간
월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