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기고] 인사가 만사다

이성욱 대구 달서아트센터 관장

이성욱 대구 달서아트센터 관장
이성욱 대구 달서아트센터 관장

'인사만사'(人事萬事)는 말 그대로 사람의 일이 만 가지 일이라는 뜻이다. 즉, 무슨 일이든 사람을 채용하고 배치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는 말이다. 훌륭한 조직 운영 시스템이라도 경영자와 구성원의 능력과 성향에 따라 업무 산출물과 그 분위기는 달라진다. 이 시대가 요구하는 이상적인 리더와 직원상은 무엇이며 좋은 인재를 평가하고 채용하기 위해서는 어떤 방법들이 있을까.

경영자는 자기 분야에 대한 정확한 지식과 올바른 운영 철학을 가져야 한다. 실무에 대한 이해는 적재적소의 인력 배치를 가능하게 한다. 이를 바탕으로 한 명확한 업무 지시, 결정된 사항에 대한 변경 지양은 효율적인 조직 환경을 가져온다. 직원에 대한 업무 평가에서도 관리자의 전문성은 반드시 지녀야 할 필수 요소다. 그렇지 않다면 어느 직원이 제대로 일을 했는지 알 수가 없으며 보상해야 할 대상을 정확하게 지정할 수도 없다. 적합성과 공정성이 결여된 리더의 평가는 구성원의 사기 저하를 초래한다. 방향은 제시하되 최소한으로 간섭하며 결과에 대해 책임지는 경영자의 모습은 구성원들의 적극적인 업무 참여를 유도하고 신뢰 구축으로 이어진다. 이러한 리더에 대한 믿음은 지속 가능한 조직 발전의 중요한 원동력이다.

구성원은 일에 대한 가치와 의미를 정확히 파악해야 한다. 직업은 내가 사회에서 어떤 역할을 담당하는지를 말해 주며 정체성을 정립해 주는 자아실현의 장이다. 단순히 경제활동을 위한 수단으로만 생각하면 일에 대한 적극성이 떨어진다. 직장인으로서 나 자신이 회사를 대표한다는 자부심을 가져야 한다. 자신의 일에 대한 투철한 사명감은 직장인의 기본 덕목이다. 그리고 맡은 업무뿐만 아니라 회사 내에서 자신의 일과 인접한 분야에 대해 지원하고 학습하는 것은 더 나은 미래를 위한 자기개발이다. 또한 본인의 능력을 과대 포장하거나 동료나 부하 직원의 공로를 빼앗아서는 안 된다. 업무에 대한 전문성도 중요하지만 성실함과 정직성, 동료를 존중하는 마음은 구성원으로서 갖춰야 할 기본자세다.

이 같은 좋은 인력 구성은 바람직한 채용 방식이 만들어져야 가능해진다. 무엇보다 심의위원의 자질과 객관적인 인재 검증 방식이 중요하다. 채용 심사 시 해당 분야에 대한 전문성이 부족한 심사위원들을 흔히 볼 수 있다. 이러한 위원 구성은 결국 적합한 인재를 채용하기 어려운 상황을 초래한다. 직무에 적합한 인재를 선발하는 것은 짧은 시간 면접이나 서류만으로는 판단하기 어렵다. 공정성과 전문성을 담보할 수 있는 심의위원 선발 제도가 필요하다. 이론적인 측면보다 해당 분야의 경력을 가진 경영자나, 실무 경험을 지닌 인물을 중심으로 심의위원이 선정되어야 한다. 위원이 해당 조직과 이해관계로 얽힌 부분이 없는지도 면밀히 검토해야 한다. 또 시간을 두고 대상자를 평가할 수 있도록 정규직 채용과 연결되는 인턴 제도를 확대해야 한다.

"자리는 누군가의 욕심만 담긴 목표가 아닌 신념과 가치관, 행동 양식이 기반이 된 목적이 되어야 한다"고 존경하는 어느 어른이 말했다. 리더와 구성원은 조직 내 자신의 자리에 대한 책임의 무게를 느껴야 한다. 직급의 높낮이에 상관없이 맡은 책무에서 사욕을 최소화하고 겸허한 마음으로 최선을 다하는 것은 구성원의 주된 의무다.

전문성과 참된 가치관을 갖춘 인재 채용 및 공정한 업무 평가는 사회를 발전시키는 중요한 원동력이다. 잘못된 인사는 해당 조직뿐만 아니라 그와 관련한 많은 곳에 나쁜 영향을 끼친다. 공정하고 바람직한 인사 시스템 정착으로 우리 사회의 밝은 미래와 발전을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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