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혁신처가 이태원 핼러윈 참사 희생자에 대한 국가 애도 기간 중 공무원과 공공기관 직원들에게 '검은색 리본'을 패용하도록 하면서 '근조' 글씨가 없는 검은 리본만 달 것을 지시해 화제가 되고 있다.
근조 글씨가 쓰인 리본을 준비했던 일부 지방자치단체들은 급하게 검은색 리본을 새로 구해 공무원들에게 나눠주거나, 리본을 뒤집어 착용하도록 지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1일 인사혁신처는 보도설명자료를 내고 "이태원 사고에 대한 국가 애도 기간 중 전 공무원과 공공기관 직원들이 애도를 표하는 '검은색 리본'을 패용하도록 안내했다"면서 "각 기관과 지방자치단체 등에 문의가 많아 당초 인사혁신처가 각 기관에 요청한 바와 같이 '글자 없는 검은색 리본'을 패용토록 설명했다"고 밝혔다.
인사혁신처는 공무원과 공공기관 직원들이 동일한 검은색 리본을 달도록 안내하면서 검은 리본의 "일률적인 규격은 지정되어 있지 않다"고 설명했다.
1일 경향신문에 따르면 이 같은 지침이 전달되자 전라남도 등 지자체는 기존에 사용하던 근조 리본을 준비했다가 급하게 검은색 리본을 구해서 공무원들에게 나눠준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특별시 등 일부 지자체 공무원들은 리본을 뒤집어 글씨가 보이지 않도록 해 달았다.
현장에서는 이러한 지침이 '생뚱맞다'는 반응이 나온다. 익명을 요구한 농림축산식품부의 한 직원은 "과거 세월호 사고 당시나 전직 대통령 장례식 때도 근조를 단 기억은 없다"면서 "애도하는 마음을 표현하는 글씨를 가려야 하는 이유가 궁금하다"고 말했다.
고용노동부의 한 직원은 "리본을 달고 다니니 오히려 (방송 등으로 접한) 사고 당시 모습이 자꾸 떠올라 우울하다"며 "공무원이라도 굳이 일괄적으로 리본을 달아야 하는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매일신문은 인사혁신처에 이번 지침을 각 부처와 지자체에 전달하면서 왜 '사람의 죽음에 대해 삼가 슬픈 마음을 나타냄'을 뜻하는 '근조(謹弔)'가 적혀 있지 않는 리본을 달도록 했는지에 대해 여러 차례 문의를 했지만 그 이유를 들을 수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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