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사설] 앞산 관광 명소화 사업 이을 관광 로드맵, 과감한 시도 나서라

대구시가 도시 야경 명소인 앞산 전망대 일대를 새로이 단장해 개방한다고 한다. 시그니처 조형물로 토끼 조형물도 세웠다. 관광은 어엿한 산업의 한 분야가 된 지 오래다. 성공적인 관광을 구성하는 첫 번째 요소가 풍광임은 두말할 필요가 없다. 천혜의 풍광을 편히 즐길 수 있게 하는 시설 설치는 행정 역량에 따라 얼마든지 달라질 수 있다. 관광 활성화를 위한 대구시의 다양한 시도를 환영하는 이유다.

앞산 전망대의 명성은 익히 떨친 터다. 대구 시가지를 내려다볼 수 있는 명당으로 매년 30만 명 이상 찾던 곳이다. 이런 곳에 고려 태조 왕건과 후백제 견훤의 설화가 얽혀 있는 은적사, 안일사, 임휴사, 왕굴 등의 역사를 입혔다. 또 팔각정 쉼터에 소원을 적어 풍등나무에 걸 수 있도록 했다. 며칠 동안 머물며 즐기는 체류형 관광도 있지만 맛집 탐방 등으로 한나절 머물다 떠나는 여가형 관광 수요도 적잖다. 거대한 프로젝트로 승부해야 한다는 부담은 내려놓는 게 시류에 호응할 수 있는 대처다.

관광 산업 활성화가 시그니처 조형물 몇 개로 지속될 리 만무하다. 일부 벽화마을들이 관리 소홀로 더 이상 눈길을 끌지 못하는 경우도 반면교사로 삼을 일이다. 관광 수요에 호응할 콘텐츠 개발이 제자리걸음이어서는 안 되는 까닭이다. 속칭 잘나간다는 관광지의 공통분모는 지속적인 변화다. 일회성에 그치지 않고 조금씩 변신을 꾀한다. 멀리서 찾을 것도 없다. 수성못을 보라. 화려한 게 전부도 아니다. 특유의 색깔을 잘 드러내면 고요한 공간도 경쟁력이 있다.

특정 인물의 성지 순례 코스처럼 짜인 콘텐츠도 경계해야 한다. 그들이 다녀간 길이나 생가가 인지도에 걸맞은지 아닌지 격론을 벌이기 전에 지속성을 갖췄는지부터 냉정하게 따질 일이다. 유행을 좇으면 유행이 지난 뒤 허물만 남는 탓이다. 무엇보다 관광 명소화 선별에 자치단체장의 판단을 지나치게 개입시켜서는 곤란하다. 오히려 관광 마니아들의 집단 지성을 모으는 게 지속 가능한 명품 관광지를 위한 현명한 해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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