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기고] 지방상수도 효율화 위한 제언

박원근 K-water 경북지역협력단 남부사업센터장

박원근 K-water 경북지역협력단 남부사업센터장
박원근 K-water 경북지역협력단 남부사업센터장

지난 여름 수도권을 비롯한 중부지방에 집중호우가 내려 도로와 건물, 차량 등에 막대한 침수 피해가 발생했다. 이와 달리 영남 지방에는 기다리던 비가 내리지 않아 댐 저수율이 20~30%에 머무르는 등 극심한 가뭄을 겪었다.

전 세계적인 지구온난화 영향으로 국지적 가뭄 및 폭우가 잦아졌고, 우리나라의 장마 패턴은 비가 거의 오지 않는 마른장마 형태로 바뀌어 가고 있다.

우리나라는 풍수기인 6~9월에 충분한 비가 내리지 않으면 다음 해 봄까지 심각한 물 부족을 겪는다. 이러한 기후환경 변화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물을 잘 보관하고 관리할 수 있는 체계의 중요성이 더 높아진다.

이러한 소중한 물을 잘 관리하고 가치있게 활용하기 위해 정부에서는 기존 환경부와 국토교통부가 나눠서 맡던 물 관련 업무를 환경부로 일원화했다. 한국수자원공사(K-water)는 기존의 댐 및 광역 상수도 시설 운영관리 업무 외에도 지방자치단체와 협업해 지방 상수도 현대화 사업을 수행하고 있다.

지방 상수도 현대화 사업은 지자체의 노후 상수도관을 조사하고 정비해 누수를 줄이고, 단위 급수 구역별 블록 시스템을 구축해 관망관리체계를 마련하는 사업이다. 이를 통해 수돗물 생산비용을 절감하고 시설물 유지 보수 투자 확대를 통하여 수도사업을 선순환 구조로 전환해 물 이용 효율성을 극대화할 수 있다.

2017년도부터 한국수자원공사와 전국 75개 지자체가 협업하고 있다. 경북에서는 17개 지자체와 현대화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그중 한 지자체는 경북 내 첫 현대화 사업으로 2017년부터 5년간 324억 원을 투입해 군 전 지역에 블록 시스템과 유지 관리 시스템을 구축하는 등 관망관리체계를 정비했고, 읍·면에서 노후관 50㎞를 교체하고 누수 저감을 위한 누수 탐사 및 복구 2천500여 건을 수행했다.

이러한 결과로 사업 시작 전인 2016년 41.6%로 시작한 유수율(새지 않은 물 비율)은 지난해 8월부터 올해 1월까지 6개월 동안 89.3%를 달성해 당초 목표인 85% 대비 4.3%포인트(p)를 넘겼다.

이는 상수관로에서 연간 338만㎥의 새는 물을 줄여 수돗물 생산비용 연간 32억 원을 절감하는 효과다. 이로 인해 군민에게 수돗물을 안정적으로 공급하고 수도 사업 경영도 개선했다. 올 상반기 가뭄 속에서도 누수되는 수돗물을 감소시켜 용수를 끊임없이 공급할 수 있었다.

지방 상수도 현대화 사업은 5년 동안 단기 시행하는 사업으로, 사업 기간에는 한국수자원공사와 지자체가 협업으로 추진하나 사업 이후에는 지자체가 유지 관리를 해야 한다. 현대화 사업을 통해 유수율을 향상시켜도 지속적으로 관리·투자를 하지 않으면 누수는 다시 발생하기 마련이다.

지방 상수도 현대화 사업의 성과를 단기적이 아닌 지속적으로 유지하려면 국가 차원의 대책과 운영 관리의 전문성이 필요할 것이라 판단한다.

수도요금의 현실화율, 지자체의 열악한 재정 여건, 상수도 시설물 관리의 전문성을 고려하면 지자체에서는 효율적 관리에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

이러한 어려움을 극복하려면 지자체와 물 전문기관이 협업해 달성한 성과를 지속시키고, 소중한 물을 효율적으로 이용하는 방안을 마련하는 등 국민 물 복지 실현을 위한 다양한 노력이 필요할 것이라고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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