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사설] 대백 본점 매각 무산, 재매각 급하지만 개발 방향도 중요

대구백화점 본점의 매각이 무산돼 새 매수자를 찾아야 한다. 대구 부동산 경기가 워낙 좋지 않은 데다 고금리, 고환율, 고물가 상황에서 자금 시장마저 경색돼 매입하려는 시행사가 쉽게 나타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대백은 1일 금융감독원 전자 공시 시스템에 '유형자산 양도 결정' 정정 신고를 했다. ㈜제이에이치비홀딩스와 2천125억 원 규모의 본점 매매 계약을 맺었으나 그들이 2천75억 원을 지급하지 않아 계약이 파기된 데 따른 조치다. 대백은 공시에서 '1월 20일 이사회에서 제이에이치비홀딩스에 처분키로 결의 후 매매 계약을 체결했으나 최종 잔금 지급기일인 10월 31일 매수인이 잔금 지급 의무를 이행하지 않음에 따라 1일부로 부동산 매매 계약을 해제한다'고 알렸다.

대백 관계자는 "매각을 위한 새 매수자를 찾을 예정"이라고 밝혔지만 새 매수자를 찾는 작업이 순탄치는 않을 전망이다. 대백 본점이 지난해 7월 휴점에 들어가면서 주변 상권은 타격을 받았다. 고객 등 유동 인구가 감소하면서 골목 상권도 동반 침체됐다. 동성로 상권 부활을 위해서는 대백 본점 매각을 통한 개발 사업이 하루빨리 이뤄져야 한다. 새 매수인을 찾고 개발까지 완료하려면 앞으로 더 많은 시간이 걸릴 수 있기 때문이다.

새 주인을 찾는 일이 급하지만 개발 방향도 다시 한번 고민할 때다. 대백 본점은 대구 시민들의 약속 장소로 애용된 상징적인 건물이었다. 대백 본점의 명성을 이어받을 대구의 랜드마크가 생긴다면 동성로 상권 활성화에 큰 도움이 될 수 있다. 수익성만 보고 개발해서는 곤란하다. 대구의 상징성에 부합하는 활용 방안을 찾아야 한다. 대구백화점뿐만 아니라 대구시와 중구청이 함께 머리를 맞대야 한다. 한때 동성로의 명물이었던 한일극장은 개발된 뒤 옛 모습을 찾아볼 수 없어 아쉬움을 준다. 대백 본점이 시민들의 추억을 간직한 소중한 공간으로 개발되길 기대한다. 건물은 사라지지만 지역민들이 예전 추억을 되새길 수 있는 공간이 됐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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