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이 매파적 발언을 내놓으면서 국내 증시와 외환 시장에 한파가 불어닥쳤다.
나스닥이 3% 급락했음에도 국내 증시는 한 자릿수 지수 하락을 해 우려했던 것보다는 잘 버텼다는 말이 나오지만, 전문가들은 마음을 놓을 상황이 아니라고 입을 모은다.
3일 코스피는 전날보다 7.7포인트(p) 내린 2,329.17에 마감했다. 이날 시장은 투자 심리가 잔뜩 위축된 상태로 시작했다. 2,297.45로 전 거래일(2,336.87)보다 39.42p 하락 출발한 것.
연준이 기준금리를 종전 3∼3.25%에서 3.75∼4%로 올리는 '자이언트 스텝'을 단행했고, 파월 의장이 기자회견에서 "최종 금리 수준은 지난번 예상한 것보다 높아질 것"이라며 긴축 정책을 상당 기간 유지할 가능성을 시사한 탓이다.
이후 점차 하락폭을 줄여가면서 2,330선을 회복했지만, 소폭 하락한 채 마감했다. 코스닥도 전날 대비 3.24p 하락한 694.13으로 마감했다. 역시 전장보다 11.95p 내린 685.42에 출발했으나 낙폭을 상당 부분 만회했다.
이에 대해 김성호 NH투자증권 WM사업부 차장은 "외국인은 이날도 1천746억원어치를 사들였을 정도로 매수에 적극적이었다. 이처럼 아직 한국 시장이 여전히 투자하기에 나쁘지 않다는 사인을 준 게 국내 증시가 꽁꽁 얼어붙는 것을 막았다"고 설명했다.
류명훈 하이투자증권 대구WM센터 PB 차장도 "연준의 긴축은 이미 예상한 결과다. 그래서 지수에 선반영 됐다고 생각하는 이들이 많았는지 선방했다"면서 "일단은 국채 시장이 크게 출렁이지 않아 과도한 걱정을 할 정도는 아닌 것 같다"고 말했다.
다만 류 차장은 "미국 기준으로 금리가 앞으로 1%p 더 오를 여지가 남아있는 만큼 위험의 불씨는 여전히 살아있어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면서 "게다가 이번 금리 인상으로 올 4분기와 내년 1·2분기 기업 실적이 악화할 가능성이 커졌다. 기업 실적이 출렁인다면 증시도 흔들릴 수밖에 없다"고 조언했다.
달러화 강세 기조에 이날 원·달러 환율도 치솟았다.
이날 외환시장은 전날보다 7.9원 오른 1,425.3원에 출발, 전날 종가 대비 10원 넘게 오른 1,430원 선에 근접하기도 했다. 다행히 오후 들어 상승폭을 줄이면서 6.4원 오른 1,423.8원에 마감했다. 환율이 1,420원대로 올라선 것은 지난달 31일(종가 1,424.3원) 이후 3거래일 만이다.
외환시장 관계자는 "달러 강세 흐름에 환율이 1,420원대로 올랐지만 위안화 강세 전환, 국내 증시 낙폭 축소 등에 상승폭을 줄인 것으로 보인다"면서 "한국은행이 시장 점검회의를 통해 시장 안정조치를 언급한 점도 경계감을 키웠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연준에서도 속도 조절에 대한 가이던스를 내놓은 만큼 원·달러 환율이 직전 장중 고점 수준이었던 1,440원대를 넘어서 급등할 가능성은 크지 않겠다. 그럼에도 당분간 강달러 추세가 이어지면서 환율이 연말까지 1,400원 전후의 높은 수준을 유지할 가능성이 크다"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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