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이웃사랑] 사업 수차례 실패·이혼…한평생 고난의 연속, 심장병에 우울증까지

용접부터 고기잡이까지 10여년간 배 타며 죽을 고비 넘겨
가정에 충실하려 선원 일 그만뒀지만 IMF로 벌었던 돈 다 잃어
아내·아이와 갈라선 후 건강마저 잃고 빚 독촉 시달려

허리협착증과 무릎 통증으로 거동이 불편한 박재호(63) 씨가 집안에 앉아 하루를 보내고 있다. 김세연 기자
허리협착증과 무릎 통증으로 거동이 불편한 박재호(63) 씨가 집안에 앉아 하루를 보내고 있다. 김세연 기자

집 대문을 열고 가파른 계단을 내려가던 박재호(63) 씨는 갑자기 느껴지는 어지럼증과 심장 통증에 다급하게 난간을 부여잡았다. 하지만 이미 중심을 잃은 몸은 계단 밑으로 굴러떨어졌다. 인근을 지나가던 행인이 쓰러져있는 박 씨를 발견하고는 다급하게 신고했고, 119구급차가 다가오는 소리를 들으며 박 씨의 의식은 점점 희미해졌다. 돌봐줄 사람 한 명 없는데 벌써 이 집 계단에서만 3번째 낙상 사고다.

◆한평생 고난의 연속

경남 진해의 바닷가 인근 마을에서 태어난 박 씨는 한평생 고난의 연속이었다. 18살 당시 아버지가 노환으로 돌아가시면서 고등학교를 자퇴하고 바로 생업에 뛰어들었다. 성인이 된 박 씨는 군대를 제대한 뒤 한 해운 회사의 선원으로 취업해 10여 년간 배를 탔다. 먼 외국을 다니며 배에서 용접부터 고기잡이까지 갖은 고생을 다 하며 죽을 고비도 넘겼다.

28살 배를 타던 박 씨는 극심한 파도로 떨어진 드럼통에 머리를 맞아 부상을 입고 한 달간 병원에 입원했다. 당시 병원 관계자의 소개로 한 살 연상의 아내를 만나 결혼하게 됐다. 결혼 후 박 씨는 가정에 충실하기 위해 선원 일도 그만두며 노력했다. 두 아들도 태어나자 박 씨는 돈을 벌기 위해 형이 운영하는 공장에서 일하며 동업을 했다. 하지만 IMF로 공장이 부도가 나면서 한평생 벌었던 돈을 전부 잃게 됐다.

박 씨는 절망했지만, 가족들을 위해 집을 떠나 서울, 부산 등 전국을 전전하며 공사장에서 일용직으로 일했다. 가족들을 곁에서 챙겨주지 못한 것이 늘 마음에 걸렸으나, 일에 매달릴 수밖에 없었다. 그러던 와중 박 씨는 아내의 외도를 알게 됐다. 그 길로 9년의 결혼 생활을 정리하며 아내와 갈라섰고, 아이들과도 헤어지게 됐다. 가정에 충실하지 못했던 본인 탓인 것만 같아 자책하며 괴로워했다. 이후 혼자 남게 된 박 씨는 수차례 사업을 시도했으나, 사기와 경기 악화로 번번이 실패하면서 점점 무너져 내려갔다.

◆허리, 무릎, 심장까지 거동조차 힘든 몸 상태

10년 전부터 이미 허리와 무릎이 좋지 않았던 박 씨는 최근에 허리협착증 증상이 심각해져 거동도 불편하고 제대로 누울 수조차 없다. 거동이 불편한 박 씨는 2층에 위치한 집을 올라가다가 낙상 사고를 당했다. 5년간 벌써 3번이나 사고를 겪었다. 의사는 박 씨에게 허리 수술이 시급하다고 진단했다. 허리협착증 치료에는 수술비 800만 원에 수술 후 간병비용, 약물치료까지 1천만 원이 필요하다. 박 씨는 낙상 사고 트라우마에 낡고 가파른 계단이 있는 집에서 이사 가기를 간절히 바라고 있으나, 이사 비용과 보증금을 감당하기에는 벅찬 상황이다.

경제활동을 할 수 없는 박 씨는 현재 기초생활수급비 73만 원으로 매달 생활하고 있다. 사업 실패로 지인들에게 진 빚만 3천800만 원가량 남아 있다. 당장 돈을 벌 수 없는 상황인데 매일 같이 빚 독촉에 시달리다 보니 우울증까지 왔다.

박 씨는 5년 전 심장병 진단을 받은 이후 발작 증상을 겪고 있다. 혼자 방 안에 있을 때 심장 통증과 함께 숨이 쉬어지지 않는 발작이 일어나면 박 씨는 두려움과 고통 속에서 이 순간이 끝나기를 기다릴 뿐이다. 수시로 찾아오는 어지럼증에 길 가다가 쓰러져 구급차에 실려 가기도 수차례. 지금 박 씨가 하루에 복용하는 약만 8가지가 넘는다.

박 씨는 혼자 아픈 몸을 돌보고 있자면 문득 가족이 그리워지기도 한다. 아들들에게 연락해볼까 잠시 고민도 하지만 박 씨는 "아프고 아무것도 가진 것 없는 내가 무슨 낯으로 자식을 보겠냐"고 스스로 자책하며 마음을 접는다.

*매일신문 이웃사랑은 매주 여러분들이 보내주신 소중한 성금을 소개된 사연의 주인공에게 전액 그대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개별적으로 성금을 전달하고 싶은 분은 하단 기자의 이메일로 문의하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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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주 성금내역]

◆스무 살에 임신으로 대학 자퇴하고 허리아픈 남편과 세 아이 돌보며 생활고 겪는 노혜미 씨에 2,347만원 전달

스무 살에 임신으로 대학 자퇴하고 세 아이 돌보는데 남편은 허리부상으로 일 못해 당장 생활비 내기도 빠듯한 노혜미(매일신문 10월 25일 자 10면) 씨에 2천347만3천8원을 전달했습니다.

이 성금에는 ▷다우약품 50만원 ▷원일산업 10만원 ▷제이에스테크(김혜숙) 5만원 ▷김신영  30만원 ▷강대경 5만원 ▷신지윤 5만원 ▷강경아 3만원 ▷권규돈 3만원 ▷이병규 2만5천원 ▷방태표 2만원 ▷송재일 2만원 ▷신종욱 2만원 ▷조재우 2만원 ▷고승범 1만원 ▷김동희 1만원 ▷성영아 1만원 ▷안인호 1만원 ▷우동수 1만원 ▷이영수 1만원 ▷이정현 1만원 ▷이장윤 2천8원 ▷김서연 2천원 ▷'지원정원' 3만원 ▷'한동엽 기부' 1만원 ▷'따스한햇살' 5천원이 더해졌습니다. 성금을 보내주신 모든 분들께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두 번의 이혼 후 신부전증으로 투석하며 두 아이 돌보는 조수민 씨에 2,135만원 성금

가정폭력으로 이혼 후 재혼 했는데 보험금 가지고 도망간 남편 때문에 생활고 겪으며 투병 중 두 아이 돌보는 조수민(매일신문 11월 1일 자 10면) 씨에 50개 단체, 176명의 독자가 2천135만5천960원을 보내주셨습니다. 성금을 보내 주신 분은 다음과 같습니다.

▷건화문화장학재단 200만원 ▷㈜)대구은행 100만원 ▷피에이치씨큰나무장학재단 100만원 ▷㈜태원전기 50만원 ▷스마트치과 50만원 ▷신라공업 50만원 ▷한라하우젠트 50만원 ▷㈜태린(박기태) 40만원 ▷㈜신행건설(정영화) 30만원 ▷한미병원(신홍관) 30만원 ▷㈜동아티오엘 25만원 ▷㈜백년가게국제의료기 25만원 ▷(재)대백선교문화재단(정진호) 20만원 ▷금강엘이디제작소(신철범) 20만원 ▷대창공업사 20만원 ▷대흥분쇄기(한미숙) 20만원 ▷㈜구마이엔씨(임창길) 10만원 ▷경주천마자동차전문학원 10만원 ▷김영준치과 10만원 ▷대유철강(양효열) 10만원 ▷동양자동차운전전문학원(최우진) 10만원 ▷㈜삼이시스템 10만원 ▷삼보세라믹스(김익곤) 10만원 ▷세움종합건설(조득환) 10만원 ▷㈜이구팔육(김창화) 10만원 ▷원일산업 10만원 ▷㈜태광아이엔씨(박태진) 10만원 ▷㈜선진건설(류시장) 5만원 ▷건천제일약국 5만원 ▷노무사김충옥사무소(김충옥) 5만원 ▷명EFC(권기섭) 5만원 ▷베드로안경원 5만원 ▷보성카써비스(김영수) 5만원 ▷삼보엔지니어링(이병호) 5만원 ▷세무사박장덕사무소 5만원 ▷수가성(최병기) 5만원 ▷이전호세무사 5만원 ▷전피부과의원(전의식) 5만원 ▷제이에스테크(김혜숙) 5만원 ▷채성기약국( 채성기) 5만원 ▷칠곡한빛치과의원(김형섭) 5만원 ▷흥국시멘트 5만원 ▷㈜동신통신(김기원) 3만원 ▷매일신문구미형곡지국(방일철) 3만원 ▷청산(우창하) 3만원 ▷대원전설(전홍영) 2만원 ▷서성상회(박형근) 2만원 ▷모두케어(김태휘) 1만원 ▷종로반점 1만원 ▷하나회 1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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