때 이른 동장군이 찾아오면서 화재로 점포를 잃었던 대구 북구 매천동 농산물 도매시장 상인들이 발을 동동 구르고 있다. 추위에 무방비인 몽골텐트에서 영업을 이어가고 있지만 마땅한 대책이 없는 상황이다.
3일 오전 7시쯤 찾은 매천시장 농산A동 앞 임시점포에는 아침부터 분주하게 움직이는 상인들로 가득했다. 추위를 예상하지 못한 일부 상인들은 차가운 바람에 코와 귀가 빨갛게 달아오른 모습이었다. 일부는 추위를 견디다 못해 휴대용 전기난로에 얼어붙은 몸을 의지하고 있었다.
임시점포에서 영업 중인 A(52) 씨는 "임시점포에서 가장 힘든 것은 추위와의 싸움"이라며 "일출 후에는 온도가 조금 올라가지만 우린 새벽 3시부터 나와 영업을 준비하기 때문에 어려움이 많다"고 호소했다.
추위를 견디기 위해 비닐천막을 구입해 몽골텐트 앞을 가려놓은 상인도 있었다. B(58) 씨는 "오늘부터 기온이 뚝 떨어진다고 해 급하게 구입을 했다"며 "시에서도 대책을 세우고 있다고 하니 그때까지 이 천막을 임시로 사용할 요량"이라고 말했다.
겨울철 추위에 과일이나 채소를 보관할 장소가 마땅치 않은 점도 걱정거리다. 거의 모든 상품이 아스팔트 위에 놓여 날씨의 영향을 크게 받고 있었다. 감과 토마토를 주 품목으로 취급하는 상인 C씨는 "도로 한복판에 물건을 두다 보니 상품 품질이 떨어질까 걱정된다"며 "이런 상품들은 경매에 내놓아도 제값을 받기가 어렵다"고 털어놨다.
추위뿐만 아니라 상인들에겐 비좁아진 주차장도 골칫덩어리다. 임시점포가 주차장에 설치되면서 업무차량을 둘 공간이 없어서다. 20년째 과일을 사기 위해 이곳을 찾는다는 D(38) 씨는 "온갖 음식물 쓰레기뿐 아니라 적재된 양파들로 인해 차량을 끌고 들어오기가 너무 힘들지만 짐을 실어 가려면 어쩔 수 없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대구지방기상청은 북서쪽에서 내려오는 찬 공기 영향으로 주말부터 기온이 더 떨어지는 곳이 많겠다고 예보했다. 5일 대구경북의 아침 최저기온은 –5~3℃ 분포를 보이고 대구는 2도로 강한 추위가 예상된다고 내다봤다.
대구기상청 관계자는 "당분간 대기가 건조하겠다"며 "급격한 기온 변화로 면역력 저하 등 건강관리에 유의하시기 바란다"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도매시장관리사무소 관계자는 "화재 후 발생하는 추위, 교통 등의 문제점들을 해결하기 위해 상인 분들과 논의를 이어가고 있는 중"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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