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내년 한국 경제 전망 안갯속…긴축 한파 더 춥고 오래가

내년 한국 경제 성장률 1%대 전망 속속 나와
세계 경기 침체, 수출과 내수 전망도 어두워
고물가, 고금리 현상 지속되는 것도 악재
복합 위기 속 가계 부채 많은 게 부담 키워

3일 오후 서울 중구 을지로 하나은행 딜링룸 모니터에 코스피와 원/달러 환율, 코스닥 지수가 표시돼 있다. 이날 코스피는 미 연준의 매파적 태도에 전 거래일보다 소폭 하락한 2,320대에서 마감했다. 연합뉴스
3일 오후 서울 중구 을지로 하나은행 딜링룸 모니터에 코스피와 원/달러 환율, 코스닥 지수가 표시돼 있다. 이날 코스피는 미 연준의 매파적 태도에 전 거래일보다 소폭 하락한 2,320대에서 마감했다. 연합뉴스

고금리·고물가·고환율의 '복합위기'가 심화하고 각종 경제 지표가 점차 어두워지면서 내년 한국 경제 실질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1%대로 추락할 수 있다는 경고가 나온다. 특히 경제 규모(국내총생산·GDP) 대비 세계 최대 수준의 부채를 짊어진 국내 가계와 기업 탓에 한국 경제가 맞을 한파는 더욱 춥고, 더 오래갈 것이라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최근 하나금융경영연구소는 내년 한국 경제 성장률을 1.8%로 전망했다. 한국경제연구원도 세미나에서 1.9% 성장 전망을 언급했다. 이러한 전망이 현실화할 경우 1998년 IMF 외환위기(-5.1%), 2009년 글로벌 금융위기(0.8%), 2020년 코로나19 위기(-0.7%) 등 대형 위기 때를 제외하면 가장 낮은 성장률을 기록하게 된다.

이는 세계적 경기 침체의 여파로 수출이 흔들리는 데다 내수 전망도 밝지 않은 탓이다. 게다가 국민 삶에 직접적으로 영향을 미치는 물가와 고용 상황도 상당 기간 어려울 것으로 전망된다. 이러다 보니 정부도 다음 달 내년 경제정책 방향과 함께 공개할 경제전망에서 내년 성장률 전망치를 하향 조정할 계획이다.

이미 추경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지난달 31일 기재부 간부회의에서도 "내년 세계 경제 전망이 악화하면서 우리 경제의 엄중한 상황도 지속할 것"이라며 "특히 내년 상반기는 더욱 어려울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비상한 각오로 대응해달라"고 당부했다.

설상가상으로 애초 예상보다 기준금리와 대출금리가 더 높은 수준으로, 최소 내년 상반기까지 더 오래 오를 가능성이 커졌다.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Fed)가 2일 기준금리를 0.75%포인트(p) 인상하면서 최종 금리 목표를 기존 4%대 중후반보다 더 올릴 뜻을 밝혀서다. 은행권은 이 경우 국내 기준금리가 내년 상반기 4%를 넘고 대출금리도 8%대까지 뛸 것으로 보고 있다.

이러한 관측대로 기준금리가 애초 예상보다 1%p 가까이 더 높아지고, 인상 기간 역시 최소 내년 상반기까지 연장되면 한국 경제의 가장 취약한 부분부터 한계에 이를 수밖에 없다. 갈수록 늘어나는 이자 부담이 가계와 기업의 숨통을 죌 것이 자명해서다.

금융권 관계자는 "최근 2∼3년 간 세계에서 가장 빠른 속도로 불어난 가계와 기업의 신용(빚)도 언제라도 터질 수 있는 금융위기의 뇌관"이라면서 "국제금융협회(IIF)가 올해 2분기 기준으로 세계 35개국 GDP 대비 가계 부채 비율을 조사한 결과에서도 한국은 102.2%로 가계 부채가 GDP를 웃도는 유일한 국가였다"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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