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적 석학들은 신용보증 정책금융이 코로나19 팬데믹을 거치는 동안 위기에 처한 중소기업이 숨 쉴 구멍이 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8일 대구에서 막이 오른 제34차 아시아신용보완기관연합(Asian Credit Supplementation Institution Confederation, 이하 ACSIC) 회의에서 이 같은 목소리가 잇따라 나왔다.
나오유키 요시노 일본 게이오대학교 경제학부 명예교수(전 아시아개발은행연구소장)는 이날 호텔 인터불고 대구에서 열린 ACSIC 회의 개회식 기조연설에서 "신용보증 기관이 중소기업을 지원할 때 유형을 구분해 해법을 제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일시적 자금난을 겪는 기업은 신용보증을 통한 대출로 구제할 수 있지만 구조적 문제를 겪는 곳은 경영 자문을 제공해 사업 재편과 경영 개선을 지원하는 등 자생력을 갖도록 도와야 한다는 지적이다.
이어 그는 "코로나19 상황에서는 2개 유형 중소기업을 모두 구제했지만 회복이 가능한 중소기업을 구제하는 게 더 중요하다"며 "두 가지 유형의 중소기업을 구분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이를 위해 신용보증제도를 운용하는 기관이 평소 데이터를 축적하고 분석해두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신용보증제도의 목적인 ▷중소기업에 안정적인 대출 제공 ▷부도율 최소화 등을 고려해 최적의 신용보증비율을 산출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나오유키 교수는 "중소기업에 대한 안정적인 대출 제공이란 목적만 생각한다면 보증비율 100%도 이론적으로 가능할 것"이라며 "그러나 도덕적 해이 문제 회피를 위한 부도율 최소화도 중요한 목표다. 두 가지 목적을 고려해 최적의 신용보증비율, 보증료를 각 나라가 세워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다양한 국가에서 베스트 사례를 습득할 필요가 있다"며 아시아 신용보완 기관의 국제적 협력을 당부했다.
2009년부터 2013년까지 미국 중소기업청장을 지낸 카렌 밀스 하버드경영대학 선임연구원도 기조연설에서 2009년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 자료를 근거로 내밀며 "경제위기 시 대기업보다는 중소기업이 상대적으로 더 큰 타격을 받는다"고 주장했다.
이어 "미국에 3천200만개 중소기업이 있다. 중소기업의 일자리 손실은 미국 전체 일자리 손실의 60%를 차지했다"는 말로 중소기업 지원 필요성을 강조했다.
그는 또 ▷정보 불투명성 ▷개인기업·소상공인·고성장 스타트업 등의 이질성을 '중소기업 대출을 방해하는 두 가지 요인'으로 꼽고, 해법으로 인공지능(AI)과 빅데이터 등의 기술을 활용한 중소기업 대출 지원 필요성을 역설했다.
한편, ACSIC은 신용보증·보험에 대한 정책토론과 제도공유를 통해 중소기업의 혁신금융을 선도하고 아시아 중소기업의 성장과 국가 경제 번영을 위해 협력하고자 1988년 창립됐다. 일본, 인도네시아, 필리핀 등 아시아 지역 17개 기관이 참여한다. 국내에서는 신용보증기금과 기술보증기금, 신용보증재단중앙회가 소속돼 있다.
댓글 많은 뉴스
연휴는 짧고 실망은 길다…5월 2일 임시공휴일 제외 결정
'이재명 선거법' 전원합의체, 이례적 속도에…민주 "걱정된다"
"하루 32톤 사용"…윤 전 대통령 관저 수돗물 논란, 진실은?
대법원, 이재명 '선거법 위반' 사건 전원합의체 회부…노태악 회피신청
골목상권 살릴 지역 밀착 이커머스 '수익마켓' 출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