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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노트] 포스코는 회장 처신으로, 한수원은 인사로 시끌

경북부 박승혁
경북부 박승혁

요즘 경북을 대표하는 기업, 포스코와 한국수력원자력이 연일 입방아에 오르고 있다.

포스코는 최정우 회장의 처신문제로, 한수원은 원자력산업과 전혀 무관한 인물을 사외이사로 선임하면서다.

지난 9월 포항은 태풍 힌남노로 10명의 소중한 생명을 잃었다. 포항제철소도 49년 만에 가동을 멈췄고 퇴직 직원까지 나와 복구에 힘쓰고 있다. 최 회장이 취임 후 자리지키기에 연연해 설비인력 강화를 등한시한 것이 이번 복구지연에 큰 원인이라는 게 내외부의 분석이다.

정치권 대관업무 전문가와 여야 보좌관을 잇따라 영입하는가하면 대통령 사시 동기 및 검사장 출신을 주요 보직에 앉히는 등 이렇게까지 자리욕심 낸 회장은 지금까지 아무도 없었다는 게 지역 인사들의 평가다.

이런 상황에서 최근 이태원 참사 희생자에 대한 최 회장 조문도 논란거리가 되고 있다. 최 회장의 이태원 조문은 백번 옳지만, 힌남노로 안타까운 목숨을 잃은 포항시민들을 찾지 않은 것은 처신에 문제 있다는 지적이다. 포스코 본사가 포항인데다, 시민들의 많은 희생 위에 제철소가 운영되고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힌남노 합동분향소도 찾는 게 도리라는 얘기다.

포스코 측은 "이태원 조문은 국가적 차원에서 이뤄진 것이라 참석한 것이고, 포항은 제철소 침수 피해에 대한 파악과 복구가 급해 가지 않았다"고 했다.

지역을 대표하는 기업 한수원도 요즘 시끌하다. 이달 1일 포항에서 숙박업을 하고 있는 인사가 한수원 신임 사외이사가 됐기 때문이다.(매일신문 6일 보도) 원자력 등 국가에너지산업에 대한 경험이 전혀 없는 인사가 석연찮게 사외이사로 오면서 내부 직원들은 "부끄러워 고개를 들지 못하겠다"고 한다.

해당 인사는 "사회적으로 한수원에 기여 할 수 있는 경력자에 해당돼 이번에 선임됐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한수원 내부에서는 그의 2017년 자유한국당(현 국민의힘) 포항북당원협의회에서 활동한 경험을 유력한 선발 배경으로 봤다. 자기소개서에 정부 2050 탄소 중립을 고려해 숙박업소 에어컨 필터를 청소했다거나 원전 중대재해 제로 실천기여를 위해 일산화탄소 중독 자살예방지원사업 우수 숙박업소로 선정됐다는 것을 내세운 이에게 한수원 사외이사 자격을 찾는 것 자체가 민망하다는 게 직원들의 평가다.

포스코도, 한수원도 이런 잡음에 휩싸인 건 모두 '정치권 눈치보기' 탓이라는 얘기가 지역민들 사이에서 많이 나온다. 당사자들은 아니라고 하지만 이를 모르는 이들은 없다. 두 기업이 더 크게 성장하기 위해선 본업에 충실해야 한다는 많은 이들의 충고가 허투루 들리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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