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사설] 내년 1%대 성장률 경고 쏟아지는데도 정쟁만 일삼는 여야

내년 한국 경제성장률이 1%대에 그칠 것이란 비관적 전망이 잇따르고 있다. 하나금융경영연구소는 1.8%, 글로벌 신용평가사 피치는 1.9%로 예상했다. 한국은행도 이달 말 발표하는 경제 전망에서 내년 성장률을 1%대로 낮출 가능성이 크다. 세계 경제 침체에 따른 수출 증가세 축소, 가계부채 부실화에 따른 민간 소비 둔화 등이 성장률을 끌어내릴 것이란 분석이다.

성장률이 1%대 밑으로 떨어지면 사실상 경제위기 국면에 진입한 것으로 봐야 한다. 1990년대 이후 성장률이 1% 밑으로 떨어진 것은 세 차례뿐이었다. IMF 외환위기 때인 1998년 -5.1%를 기록했고 금융위기 직후인 2009년에는 0.8%에 머물렀다. 2020년엔 코로나19 확산으로 성장률이 -0.7%를 기록했다. 성장률 추락은 국민 삶에 직접적으로 영향을 미친다. 물가와 고용 지표에 악영향을 끼치고 국민 개개인의 소득 감소와 직결될 수 있다는 점에서 우려가 크다.

성장률을 끌어올리고 경제 한파를 누그러뜨리려면 기업하기 좋은 환경을 만들어 투자와 고용을 늘리는 게 정답이다. 법인세 인하와 과감한 규제 혁파로 기업의 발목에 매달린 모래주머니부터 없애는 게 시급하다. 하지만 정치권은 저성장 극복을 위해 힘을 모으기는커녕 정쟁에만 빠져 있는 실정이다. 거대 야당인 더불어민주당은 '부자 감세' 프레임에 갇혀 법인세 인하 등 경제 활성화 법안 처리를 소홀히 하고 있다. 여당인 국민의힘은 저성장 늪에서 벗어날 수 있는 정책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오죽하면 전경련 등 경제 6단체가 국내 기업의 복합 위기 극복과 경제 대전환 시대의 선제 대응을 위해 법인세 인하 법안을 신속히 통과시켜 달라고 호소하고 나섰을까. 경제계의 절박한 목소리에 정부와 여야가 호응해야 할 때다. 정부와 국회는 노동·규제·교육·연금·세제 등의 구조 개혁을 서둘러야 한다. 불합리한 규제 혁파, 낙후된 노동시장 혁신, 법인세 개정안의 조속한 국회 통과 등 기업 경쟁력 강화를 위한 환경 조성에 앞장설 것을 촉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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