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사설] 수출입은행 구미출장소 폐쇄 아닌 강화가 상생하는 길

한국수출입은행 구미출장소 폐쇄 움직임에 기업들의 우려가 확산되고 있다. 한국수출입은행은 기획재정부의 정부 기관 효율성·건전성 제고 계획에 따라 구미를 비롯해 원주·여수 출장소 폐쇄를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수출입은행 구미출장소는 경북도 내 11개 시군의 수출 중소·중견기업의 자금 확보에 큰 도움을 주고 있다. 관리하는 기업 수는 구미 3천 곳을 비롯해 4천200여 곳이다. 구미출장소가 폐쇄된다면 이들 기업들은 대구지점을 이용하는 불편을 감수해야 할 뿐만 아니라 수출입 금융 지원 축소 등에 따른 경쟁력 약화가 불가피하다.

공공기관의 효율성과 건전성 제고를 반대할 사람은 없다. 그러나 기관 축소, 예산 감축이 곧 효율성 제고라는 논리는 납득하기 어렵다. 구미는 전국 수출의 5%, 경북 수출의 64%를 차지하는 내륙 수출 거점이다. 한동안 수출이 움츠러드는 모습을 보였지만 최근 4조 원이 넘는 기업 투자가 진행 중이고 수출도 늘어나고 있다. 특히 반도체·방산·2차전지 등 첨단산업을 중심으로 대규모 투자가 진행되고 있어 수출입 관련 금융 수요가 늘어나고 있다. 기능을 더 강화해야 할 상황에 구미출장소를 폐쇄하겠다는 것은 '구조 조정'이라는 정부 방침을 기계적으로 받아들여 현실과 향후 발전 전망을 도외시하는 태도로 볼 수밖에 없다.

한국수출입은행의 주요 지원 분야는 해외시장 개척, 사업 개발 자문 및 주선, 중소·중견기업 맞춤형 수출 우대 지원 등이다. 또 국제금융기구, 국제상업은행, 원조기관 등과 네트워크를 활용해 우리 기업의 신흥시장 진출을 돕는다. 이런 업무를 비롯해 공급망 차질 문제, 금리 인상과 인플레이션 불확실성 문제 등 시시각각 닥치는 위험 요소에 각 개별 중소기업이 제때, 제대로 대처하기는 벅차다. 공공기관의 설립 및 유지를 효율성 잣대로만 평가해서는 안 된다. 지역 중소·중견기업에 대한 밀착 지원, 맞춤 지원을 강화해 기업도 성장하고, 한국수출입은행 구미출장소도 성장하는 방향으로 가닥을 잡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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