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이승욱 대구프랑스문화원장 "대구경북서 애니 인재 양성하고파"

10일 대구프랑스문화원에 '안시국제애니메이션페스티벌 명예홀' 문 열어
현재 경주 화랑고교와 협력 맺어…佛디자인대 EDNA 진학 과정 운영
"애니메이션 게임 웹툰 제작 과정 가르치는 학교 만들기 위해 노력"

이승욱 대구프랑스문화원장이 대구경북 지역 애니메이션 인력 양성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 이화섭 기자.
이승욱 대구프랑스문화원장이 대구경북 지역 애니메이션 인력 양성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 이화섭 기자.

지난 10일 대구 중구 계산동2가 계산성당 뒤편에 있는 대구프랑스문화원에 안시(Annecy) 국제애니메이션페스티벌 명예홀이 문을 열었다. 안시국제애니메이션페스티벌은 프랑스 남부의 작은 휴양 도시인 안시에서 열리는 가장 유명한 애니메이션 페스티벌로 알려져 있으며 우리나라 작품은 지난 2002년 '마리이야기'라는 작품이 한국 애니메이션 최초로 초청, 장편 부문에 그랑프리를 수상한 바 있다.

대구프랑스문화원 내에 '안시 페스티벌 명예홀'을 만든 이승욱 대구프랑스문화원장은 프랑스에서 유학한 애니메이션 제작자이기도 하다. 이 원장은 대구프랑스문화원장을 맡으면서 대구경북에 우수한 애니메이션 인력 양성도 함께 꿈꾸고 있다.

이 원장은 원래 대학 시절 애니메이션과 전혀 관계없는 전공을 공부했다. 그를 애니메이션의 세계로 이끈 건 91년 공개된 대전엑스포 홍보영상이었다.

"그 때 영상에서 나왔던 게 호랑이가 뛰쳐나가는 장면이었던 걸로 기억합니다. 그걸 3D 애니메이션으로 만들었는데, 너무 잘 만들었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그러면서 '이거 한 번 해 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어서 프랑스로 날아갔죠. 그 3D 영상을 만든 회사가 프랑스 회사였거든요."

호랑이 영상을 보고 진로를 정한 이 원장이 향한 곳은 '스핀포콤'(Supinfocom)이라는 프랑스의 컴퓨터 그래픽 대학이었다. 이 곳에서 이 원장은 3D 애니메이션 감독과정과 프로덕션 매니저 과정을 거쳤다. 이후 프랑스와 한국을 오가며 애니메이션 제작자로 일해왔다. 그가 제작에 참여한 작품은 미국 애니메이션 시리즈 중 하나인 '가필드'와 한국 영화 '처녀들의 저녁식사'의 예고편에 등장하는 애니메이션 등이다. 그리고 2019년에는 경북콘텐츠진흥원과 함께 '호보트'라는 애니메이션을 만들어 화제가 되기도 했다. '호보트'는 제작된 그 해 해양경찰청의 홍보대사가 되기도 했다.

이 원장은 '호보트' 제작을 통해 대구경북지역이 애니메이션에 대한 수요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제대로 된 제작여건이 안 돼 있다고 토로했다. '호보트'가 경북 영덕군과 경북콘텐츠진흥원이 적극적으로 투자해 프랑스 투자 유치도 받았지만 정작 제작은 서울의 업체들을 통해야 했기 때문이다.

"여러분들이 아는 애니메이션 캐릭터 중에 '뿌까'라는 캐릭터 있죠? 그 캐릭터를 만든 제작자도 대구경북지역 출신입니다. 그리고 10년, 20년 전만 해도 대구지역에 게임관련 업체가 나름 성장하고 있어서 애니메이션 관련 산업들이 계속 커 나갈거라고 봤지만 지금은 제 기대에 미치지 못하고 있는 게 사실입니다. 아쉽죠."

그래서 이 원장은 고등학생 때부터 애니메이션에 관심을 가지는 대구경북지역 학생들을 대상으로 애니메이션, 게임, 웹툰 제작의 기본과정을 가르치는 학교를 만들기 위해 노력 중이다. 현재 경주 화랑고교와 협력을 맺어 프랑스의 디자인 대학인 EDNA 진학까지 가능한 과정을 만들어 운영 중에 있다. 이 원장은 이 인재들이 앞으로 대구경북지역 애니메이션 인력의 씨앗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또 '욤제오'라는 애니메이션 제작회사도 사회적 기업으로 만들어 이들이 활동할 터전도 마련 중에 있다.

이 원장은 "지금이 새로운 애니메이션 제작 인재를 필요로 하는 적기"라고 말한다.

"현재 애니메이션 제작사마다 3D 애니메이션을 제작하는 프로그램을 바꾸는 중이에요. 이 프로그램을 지금부터 배워둔다면 분명히 전 세계의 애니메이션 제작사들이 이들을 필요로 할 겁니다. 만약 대구경북지역을 애니메이션을 포함한 영상문화의 중심으로 만들려면 지금이 적기입니다. 그 기회를 살리기 위해 저 또한 다방면으로 열심히 노력할 것이고, 좋은 인재를 만들어 낼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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