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내가 읽은 책] 유통기한이 없는 책

프랭클린 자서전(벤저민 프랭클린 지음/ 이계영 옮김/ 김영사/ 2001)

미국의 최고액권인 100달러의 주인공 벤저민 프랭클린은 미국인이 가장 존경하는 인물 중 한 사람이다. 1706년 보스턴에서 태어나 1790년 생을 마감하기까지 그에게 딸린 수식어는 사회개혁가, 과학자, 정치 외교가, 문필가, 출판가 등이다. 미국 독립을 끌어내고, 헌법의 기초를 만들었으며, 민주주의 초석을 세운 사람이다. 그러면서도 묘비에는 자신이 '인쇄인 프랭클린'이라고 쓸 만큼 진솔하고 소박한 삶을 살았다.

가난한 집에서 태어난 프랭클린은 청소년기를 형의 인쇄소에서 견습공으로 보내다 17세에 집을 나와 각고의 노력 끝에 인쇄업을 시작했다. 학교 교육 2년이 전부였으나 독학으로 외국어를 익히고, 자기관리와 시간 관리를 철저히 했다. 난로, 피뢰침 등을 발명하기도 했다. 1748년 필라델피아 시의회 의원이 되면서 정치를 시작, 방위군 조직을 설립하는 등 독립에 결정적인 역할을 하여 미국의 기초를 다졌다.

프랭클린의 자서전을 읽다 보니 여든 해 사는 동안 한 사람이 이렇게 많은 일을 어떻게 할 수 있었을까 의문이 들지 않을 수 없었는데, 자서전에 그 답이 있었다. 그는 "당신은 인생을 사랑하십니까, 그렇다면 시간을 낭비하지 마십시오. 인생이라는 것은 바로 시간으로 이루어져 있습니다"라고 강조하면서 시간을 아껴 썼다. 그리고 독서 모임을 주도하고 도서관을 설립하는 등 책을 가까이하는 삶을 살았다.

20대에 도덕적 완성에 이르겠다는 계획을 세우고 우선순위에 절제, 침묵, 질서, 결단, 검약, 근면, 진실함, 정의, 온건함, 청결함, 침착함, 순결, 겸손이라는 13항목에 이르는 가치관을 세우며, 이를 지키기 위해 '자기관리 수첩'을 이용했다. 200년도 넘은 지금까지도 그의 자서전이 읽히는 것은 자기관리를 철저히 하면 성공할 수 있음을 보여주기 때문일 것이다.

매일 책을 읽고, 글을 쓰고, 자기관리를 철저히 하며, 사회에 봉사하는 삶을 실천했다. 그런 삶을 기록한 그의 자서전은 유통기한 없는 고전이다. 도덕적인 삶을 살면서도 가장 개혁적인 업적을 이룬 그의 이야기를 읽으며, 온라인에 익숙해져 책 대신 휴대폰에만 집중하는 현대인들을 떠올리게 된다. 책을 가까이하면서 기본에 충실한 삶이 만드는 기적을 외면하지 말아야겠다는 생각을 갖게 한다.

이풍경 학이사독서아카데미 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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