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릉 상점서 '양귀비 담금주' 1ℓ 8병 무더기 적발…업주는 불구속 송치

"판매 목적 없었다" 경찰에 진술…경찰은 조직적 범행 가능성 두고 수사 확대

지난 7월 울릉경찰이 지역 한 상점에서 적발한 양귀비 담금주. 울릉경찰서 제공.

경북 울릉경찰이 마약류인 양귀비 재배 단속 수사망을 넓히고 있다. 최근 지역 한 상점에서 양귀비 담금주 여러 병이 한꺼번에 적발되는 등 단순 범죄로 볼 수 없는 수상한 정황이 포착됐기 때문이다.

10일 울릉경찰서에 따르면 지난 7월 8일 오전 10시 45분쯤 울릉군 한 상점에서 양귀비 담금주 1ℓ짜리 8병이 경찰에 단속됐다.

전날 국민신문고에 접수된 '한 상점에서 양귀비 담금주를 팔고 있다'는 내용의 신고를 토대로 단속을 벌이던 참이었다.

당시 경찰은 20여 개 업소를 탐문하던 중 A상점 안쪽에 보관 중인 양귀비 담금주를 찾아냈다.

양귀비는 자체로도 마약 성분을 띄는 데다 헤로인 등의 원료가 되는 식물이어서 마약류로 분류돼 재배, 소지 등을 법으로 엄격하게 금지하고 있다.

경찰은 담금주를 압수해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검사를 의뢰, 마약 성분이 검출됐다는 결과를 받았다.

이에 경찰은 상점 업주 B씨를 마약류 관리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불구속 입건하고 최근 기소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했다.

B씨는 "양귀비 담금주를 팔 생각은 없었고, 판매한 것도 없다"며 "술은 직접 담갔다"고 경찰에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담금주가 8병이나 진열돼 있는 데다 규격이 같은 병에 일괄적으로 담겨 있는 점, 국민신문고 신고 내용 등을 미뤄 B씨가 담금주를 판매할 의도가 분명히 있었던 것으로 보고 있다.

나아가 양귀비에서 마약 성분이 나오는 부분을 골라 술이 담가진 것을 볼 때 개인이 아닌 조직적 범행이 이뤄졌을 가능성도 경찰은 배제하지 않고 있다.

현재 경찰은 B씨에게 양귀비를 제공한 공급책을 추적하고 있으며, 울릉 산간지역에서 양귀비 재배 시설이 몰래 운영되고 있을 수도 있다고 보고 수사망을 펼치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앵속만 골라 술을 담근 것을 보면 100% 공급망이 있다고 봐야 한다"며 "지역에 마약이 근절되도록 수사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