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카페 민지(MZ)] 열린 카페, 그 안의 열린 갤러리 '아트플렉스'

명품 브랜드 '주황색' 입은 카페 내부…손님에게 편안함 선사
통창 앞 마련된 테라스 좌석…수성못 풍경 한 눈에 담을 수 있어
내부에 '윤선 갤러리' 운영…커피 마시며 미술 작품 감상

수성호텔 수성스퀘어 1층에 위치한
수성호텔 수성스퀘어 1층에 위치한 '아트플렉스' 전경. 이화섭 기자.

수성못이 대구시민들의 유명 휴식처인 만큼 이들을 위한 카페도 많다. 대부분 프랜차이즈 커피전문점이 대형 매장을 여는 곳이지만, 각자의 개성과 매력을 가진 카페도 다양하다. 그 중 수성호텔 수성스퀘어 1층에 자리한 '아트플렉스'는 수성못 인근 여러 카페들 중 가장 개성적인 곳이다.

아트플렉스의 통유리창이 열린 상태에서 보는 수성못. 이화섭 기자.
아트플렉스의 통유리창이 열린 상태에서 보는 수성못. 이화섭 기자.

◆ 고급스런 주황색 천정, 쉬어가는 테라스 자리

수성못 인근의 카페들이 대부분 그렇듯 아트플렉스도 전면은 통창으로 뚫려있다. 폴딩식 문을 설치해서 날씨가 추워지면 문을 닫을 수 있다. 그래서 날씨가 좋을 때면 수성못 길가의 나무가 사철 어떻게 변화하는지 지켜볼 수 있다. 손님들 또한 "코로나19에 환기 안 되면 어쩌나 생각했는데 통창이 있어 환기도 잘 되는데다 한 눈에 수성못 풍경이 보여서 좋다"고 말한다.

통창 앞 테라스 좌석도 손님들에게 인기다. 수성못을 산책하다가 잠시 쉬면서 커피 한 잔 할 수 있는 곳으로 특히 반려견을 데려오는 손님들에게 인기다. 이무형(31) 씨는 "키우는 개와 산책나왔다가 잠시 쉬어갈 곳을 찾았는데 야외에 좌석이 있어서 반가웠다"며 "앉아서 카페 안팎을 살펴봤는데 예쁘고 좋았다"고 말했다.

카페
카페 '아트플렉스' 내부. 이화섭 기자.

테라스 좌석과 통창 안으로 보이는 카페 내부는 더 아름답다. 카페 안에 갤러리가 있고, 천정과 내부의 가장 큰 기둥이 주황색으로 칠해져 있다. 이 색깔은 소위 '3대 명품' 중 한 브랜드의 대표 색깔과 같은 느낌의 색깔이다. 신혜영 아트플렉스 대표는 "카페 안을 장식하는 주황색이 사람을 편하고 기분 좋게 만드는 색깔"이라며 "손님들이 기분 좋게 쉬었다 가시는 공간으로 만들고 싶어서 이 색으로 정했다"고 말했다.

게다가 갤러리 입구 쪽 벽면도 이 곳을 찾는 손님들이 '포토스폿'으로 이용하기도 한단다. 피아노 해머를 연상시키는 구조물이 설치된 벽면과 조명으로 입체감을 준 벽면을 배경으로 많은 손님들이 SNS(사회관계망서비스) 업로드용으로 사진을 찍는 곳이다.

◆ 카페 안 미술전시장, '윤선 갤러리'

아트플렉스 내부의 갤러리는 수성못 주변 카페들과 비교했을 때 가장 차별화된 지점이다. 카페 입구에도 간판이 있지만 이 갤러리의 이름은 '윤선 갤러리'다.

갤러리 이름은 신 대표의 어머니인 고 김윤선 여사의 이름을 딴 것이다. 고 김 여사가 그림을 포함한 미술에 관심이 많았고, 신 대표가 카페와 함께 미술 관련 일을 할 수 있게 해 준 것도 어머니인 고 김 여사 덕분이기 때문이다. 신 대표는 "2년 전 돌아가시기 전까지 카페 한 켠에 앉아 갤러리에 들어가는 사람들을 지켜보며 기분좋아하시던 모습이 눈에 선하다"고 말했다.

미술 전시장 규모 또한 웬만한 사설 갤러리에 필적할 수준으로 넓다. 그래서 손님들은 커피를 마시다가 갤러리가 궁금해서 들어가 차분히 미술작품을 감상하고 오기도 한다. 작가들과 미술과 관련된 일에 종사하는 사람들도 자연스레 아트플렉스의 손님이 된다. 미술과 관련이 없더라도 커피와 함께 자연스럽게 미술품을 감상하면서 미술이 자기 삶의 일부가 될 수 있다.

갤러리 손님들 중에는 편한 옷차림으로 수성못을 거닐다가 가벼운 마음으로 들어와서 무거운 감동을 안고 가는 경우도 많다. 신 대표는 "어떤 손님은 주말에 슬리퍼 신고 가벼운 옷차림으로 나와서 커피 마시다가 갤러리를 우연히 본 뒤 '우리 동네에 이런 공간이 있다니 사장님에게 너무 감사하다'고 말하기도 했다"며 "그 말을 들으니 너무 마음이 좋았다"고 말했다.

신 대표는 "'아트플렉스'라는 카페 안에 '윤선 갤러리'라는 미술 전시장을 둠으로써 이 공간이 미술에 대한 수요와 공급의 가교 역할을 하는 곳으로 작용하길 바라고 있다"고 말했다. 이 곳은 김진 작가 개인전 'Ars Moriendi'이 전시 중이며 13일까지 진행될 예정이다. 신 대표는 "지금 전시가 종료되고 나면 다음 전시는 '간송미술관 프리뷰 전'이 열리니 기대하셔도 좋다"고 말했다.

◆ 특별한 라떼 4종에 베이커리도 충실

카페인 만큼 커피 맛도 중요하다. 이 곳의 핸드드립커피는 파나마 게이샤, 하와이안 코나 등 고급 품종의 원두 6종을 이용한다. 아트플렉스를 찾은 손님 이희연(31) 씨는 "친구와 커피 2잔, 소세지가 들어간 빵을 주문해서 같이 나눠먹는데 매우 만족스럽다"고 말했다.

아트플렉스 직원들에게 가장 자랑할 만한 메뉴를 소개해달라고 했더니 4종류의 라떼가 앞에 나왔다. 버터라떼, 아이스크림라떼, 코코넛라떼, 당고라떼였다.

아트플렉스의 라떼 중 커피를 기반으로 한 라떼 3종. 왼쪽부터 코코넛라떼, 아이스크림라떼, 버터라떼. 이화섭 기자.
아트플렉스의 라떼 중 커피를 기반으로 한 라떼 3종. 왼쪽부터 코코넛라떼, 아이스크림라떼, 버터라떼. 이화섭 기자.

버터라떼는 일반적인 카페라떼처럼 보이지만 위에 올라가는 크림이 묵직하다. 젓지 말고 한 모금 씩 마시다 보면 크림의 묵직한 단맛과 커피의 쌉싸름한 맛이 조화를 이루면서 고소함과 부드러움이 한 번에 느껴진다.

아이스크림라떼는 에스프레소 위에 약 15㎝ 가량의 유기농 바닐라 아이스크림이 올라가 있다. 아이스크림을 먹다보면 아래의 커피는 아이스크림과 자연스레 섞여 또 다른 커피의 맛을 선사한다.

코코넛라떼는 크림 위에 굵은 코코넛 가루가 소복히 뿌려져 있어서 한 모금 씩 마실 때마다 커피와 크림의 고소함 뿐만 아니라 코코넛 가루의 풍미도 함께 느낄 수 있다. 사진은 아이스크림라떼가 찍기 좋지만 색다른 맛을 느끼려면 코코넛라떼가 더 추천할 만하다.

아트플렉스의 라떼 4종 중 하나인 당고라떼. 이화섭 기자.
아트플렉스의 라떼 4종 중 하나인 당고라떼. 이화섭 기자.

마지막으로 당고라떼는 쑥 라떼에 찹쌀떡 4개가 꽃힌 꼬치가 올려져 있는 음료다. 찹쌀떡의 쫄깃함, 달콤함과 함께 쑥 라떼의 쌉싸름함까지 즐기다보면 어느 새 한 잔을 다 즐기고 있을 것이다.

아트플렉스의 베이커리 중 대표메뉴인 하몽샌드위치. 이화섭 기자.
아트플렉스의 베이커리 중 대표메뉴인 하몽샌드위치. 이화섭 기자.

음료와 함께 곁들이는 베이커리도 충실하다. 달콤한 맛의 과자와 빵 종류는 카페 중간의 쇼케이스 진열대에 놓여 있는데 까눌레, 바스크 치즈케이크 등을 추천한다. 샌드위치와 브런치 메뉴도 있다. 샌드위치 메뉴 중 하몽 샌드위치는 반으로 가른 치아바타에 바질페스토, 스페인 식 햄인 '하몽', 크림치즈, 토마토, 상추 등을 겹겹이 올려 매우 든든하다.

'카페인 줄 알았더니 갤러리도 있는' 아트플렉스를 커피와 함께 예술을 즐기는 공간으로 계속 만들어가는 게 신 대표의 목표다. 신 대표는 "커피를 즐기면서 미술작품도 감상하고, 이를 통해 더 나은 삶을 추구할 수 있는 공간으로 '아트플렉스'를 만들어나갈 생각"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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