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필수 의료 인력난] 대구 진료 과목별 전공의 쏠림 심화…'내외산소' 정원 못 채워

2019~2022년도 지역 수련병원 6곳 전공의 지원 분석
소아청소년과 47.5%, 산부인과 66.6% 지원율 저조

병원 전공의·수련의. 기사 내용과 무관함 [연합뉴스]
병원 전공의·수련의. 기사 내용과 무관함 [연합뉴스]

대구 수련병원들의 진료 과목별 전공의 지원율이 선호도에 따라 극명하게 갈리고 있다. 환자들의 생명과 직결되는 진료과를 중심으로 전공의 지원 기피 현상이 두드러지면서 필수 의료 공백 사태가 심화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일과 삶의 균형을 유지하는 '워라밸'(Work and Life Balance의 줄임말) 실현이 가능하거나 수입이 많은 진료 과목의 경우 전공의 지원율이 높은 반면, 중증 환자 비중이 높고 당직 근무가 많은 진료과는 수년째 정원을 채우지 못하는 상항이 이어지고 있다.

매일신문은 지역 수련병원 6곳(경북대병원, 칠곡경북대병원, 영남대병원, 계명대 동산병원, 대구가톨릭대병원, 대구파티마병원)을 대상으로 2019년부터 올해까지 4년간 진료 과목별 전공의 모집 정원과 지원자 수를 분석했다.

그 결과 환자의 생명과 직결돼 이른바 '내외산소'(내과·외과·산부인과·소아청소년과)로 불리는 진료 과목의 경우 지원률이 ▷내과 98.1% ▷외과 82.6% ▷산부인과 66.6% ▷소아청소년과 47.5%로 모두 지원자가 정원보다 적었다.

출산율 감소로 최근 전공의 지원이 급감한 소아청소년과의 경우 올해는 수련병원 한 곳(대구파티마병원)을 제외하고 지원자가 한 명도 없었다. 지역 수련병원에서 2019년 이후 모집한 소아청소년과 전공의는 모두 61명이었지만 지원자는 29명에 불과했다.

중증 환자를 다루는 흉부외과의 경우 최근 4년간 총 22명의 전공의를 모집했지만, 절반인 11명을 충원하는 데 그쳤다. 같은 기간 응급의학과는 41명을 모집했지만 지원자는 31명(75.6%)에 불과했다.

반면 인기과로 꼽히는 진료과목은 이 기간 매년 모든 수련병원에서 정원을 웃도는 지원율을 보였다.

최근 4년간 지원율이 가장 높은 진료과목은 피부과로, 총 17명 정원에 27명이 지원해 158.8%의 지원율을 기록했다. 같은 기간 총 24명을 모집한 영상의학과 지원율은 158.3%(38명)였다.

의료계에서는 지원율이 저조한 진료 과목의 경우 앞으로 의사 확보가 어려워질 수밖에 없다는 점에서 의과대학 및 전공의 정원을 지역별로 안배해 배정하거나, 지역 수가 가산 등 실효성 있는 대책이 나와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지역 한 대학병원 관계자는 "전공의 지원이 극히 저조한 일부 진료과의 경우 향후 수도권에서 교수를 초빙하지 않으면 대학병원이라도 존폐 위기에 놓이는 과가 생길 수 있다"며 "전문의 양성 기간을 감안할 때 최소 10년이 지난 후 효과를 볼 수 있을 것이기 때문에 가능한 한 빨리 진료 과목별 쏠림 현상을 해소할 수 있는 대책이 나와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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