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이 엿새 앞으로 다가왔지만 예년과 같은 수능 특수나 마케팅은 찾아보기 어려운 것으로 나타났다.
비수도권 대학을 중심으로 수시 선발 비중이 크게 높아진데다 학령 인구 감소로 수험생이 줄면서 수능의 중요도도 덩달아 떨어지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11일 오후 대구 중구 동성로. 학생들이 많이 찾는 카페나 화장품 가게에서도 수능 분위기를 좀처럼 체감하기 어려웠다. 상점 대부분은 자체 할인 행사나 빼빼로데이 행사에 집중하고 있었다.
지역 대형마트와 편의점의 분위기도 비슷했다. 빼빼로데이와 연계한 기획 코너는 있었지만 수험생 전용 상품은 눈에 띄지 않았다. 수성구의 한 편의점 점장 A(42) 씨는 "매장이 학교 근처에 있어 분위기만 살펴보려고 찹쌀떡 10개만 발주했다"면서 "수험생 선물도 모바일 상품권으로 보내는 경우가 많고, 수능을 치르지 않는 수험생도 적지 않아 손님 수도 예전 같지 않다"고 했다.
상인들도 올해 '조용한 수능'을 체감하고 있다. 약령시 약전골목에서 떡집을 운영하는 B(55) 씨는 "예전에는 수능이 다가오면 찹쌀떡 100개 정도는 꾸준히 팔았다"면서도 "올해는 개인적으로 주문한 손님 3명을 빼면 주문이 없어 아예 준비를 안 했다"고 말했다.
수험생을 위한 영양제 특수를 누렸던 약국들도 예전과 다른 분위기에 당황하고 있다.
수성구 범어동에서 약국을 운영하는 약사 A씨는 "지난해까지만 해도 수험생 뇌 기능에 도움이 되는 제품을 찾는 손님들이 있었는데, 올해는 눈 씻고 봐도 없을 정도"이라며 "비타민이나 포도당 캔디 제품을 찾거나, 생리 주기를 조절하는 약은 문의가 있었지만 그마저도 5명도 안됐다"고 했다.
전문가들은 비수도권 대학을 중심으로 정시 선발 비중이 크게 떨어진 점을 원인으로 꼽고 있다. 정시로 대학에 진학하는 학생이 줄면서 자연스럽게 수능의 중요도도 떨어졌다는 것이다.
종로학원에 따르면 지난 2013학년도 비수도권 대학의 정시 비중은 34.7%였지만, 2023학년도는 13.4%로 감소했다. 지난 10년 새 21.3% 포인트(p)나 급감한 셈이다.
임성호 종로학원 대표는 "지방대학은 수시 선발 비중이 높고 대부분 면접이나 서류 심사가 끝난 학생들이 많아 수도권과 비교했을 때 수능에 다소 무관심한 분위기"라고 말했다.
학령 인구가 줄면서 수험생 수 자체가 감소하는 점도 한몫을 했다는 분석이다.
대구시교육청에 따르면 대구의 수능 응시자는 2019학년도 3만454명에서 2023학년도 2만4천362명으로, 5년 만에 20%(6천92명)가 줄었다. 특히 재학생 응시자 수는 같은 기간 2만3천446명에서 1만6천604명으로 29.1% 감소했다.
지역 한 사립고 진학부장은 "수성구 일부 학교와 자율형사립고를 제외하면 수능에 크게 비중을 두는 학교가 없다"면서 "재학생들은 졸업생보다 수능 경쟁력도 떨어지기 때문에 예전과 같은 수능 대박에 대한 간절함을 크게 가지고 있는 것은 아니다"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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