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사설] 대통령 동남아 순방, 안보·경제 두 토끼 잡는 기회로

윤석열 대통령이 11일 취임 후 첫 동남아 순방 외교 길에 올랐다. 윤 대통령의 이번 행보에 쏠린 관심은 크다. 4박 6일간 진행되는 순방 기간 중에는 국제 정상 다자간 회의에서부터 한미일 정상회담, 한미 정상회담까지 예정돼 있어 외교와 안보, 경제 등 우리나라 국익에 아주 중요한 이슈들이 의제로 다뤄지기 때문이다.

13일 캄보디아 프놈펜에서는 한미일 정상회담이 열린다. 지난 6월 나토(NATO) 정상회의에 이어 한미일 정상회담이 5개월 만에 다시 열리는 것은 최근 북한의 고강도 미사일 도발 및 제7차 핵실험 조짐에 맞서 한·미·일 3국의 결속력을 보여주고 대북 공조 강화 방안을 모색하는 자리라는 점에서 매우 시의적절한 만남이라 할 수 있다.

시간과 장소는 공개되지 않았지만 한미 정상회담도 열린다고 한다. 지난 5월 21일 서울 회담 이후 6개월 만에 열리는 한미 공식 정상회담이다. 우리나라는 이 자리에서 굳건한 한미 동맹을 재확인하고 글로벌 경제 침체 국면에서 양국 간의 호혜적 경제 파트너십 강화라는 가시적 성과를 이뤄내야 한다.

윤 대통령은 이번 순방을 통해 세일즈 외교에 뛰어들 것으로 보인다. 이번 순방 일정에는 캄보디아, 필리핀 등 ASEAN(동남아국가연합) 회원국들과의 양자 정상회담을 비롯해 '캄보디아 ASEAN 정상회의', '인도네시아 G20 정상회의', G20 국가 기업인들의 회의인 'B20 서밋' 등이 잡혀 있다. ASEAN은 세계 5대 경제권이며 우리나라 제2위 교역 대상이다. 세계 교역 물동량의 50%가 움직이는 이 시장을 우리나라는 놓칠 수 없다.

출국 전 윤 대통령은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여러 고민이 많았지만 우리 국익과 미래가 걸려 있는 중요한 외교 일정이라 참석하게 됐다"라는 글을 올렸다. 이태원 참사 발생으로 한때 순방 취소를 검토하기도 했지만 국익을 고려해 참석하기로 했다는 취지인데 잘한 결정이다. 어떤 측면에서 이번 동남아 순방은 지난 9월 영국 여왕 엘리자베스 2세 조문 외교 및 미국 순방보다 더 중요한 외교 무대일 수 있다. 윤 대통령 본인 표현대로 '많은 국민들의 세금을 쓰는 해외 순방'인 만큼 안보와 세일즈 두 마리 토끼를 잡는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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