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민주당 "검찰, 정영학 녹취록 내용 뒤집어, 바뀐 주장 물증 제시해야"

김의겸 대변인 주장, 이재명 대표도 페이스북 공유

유동균, 정진상, 김용. 연합뉴스, 온라인 커뮤니티
유동균, 정진상, 김용. 연합뉴스, 온라인 커뮤니티

더불어민주당은 김용 민주연구원 부원장·정진상 더불어민주당 대표실 정무조정실장·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 등 3인이 화천대유 대주주 김만배 전 머니투데이 기자로부터 천화동인 1호의 배당금인 700억원(세후 428억원)을 나눠 갖기로 했다는 검찰 영장 내용에 대해 반박했다.

검찰이 앞서 핵심 증거로 삼았던 '정영학 녹취록'을 뒤집은 것이라며, 이처럼 주장을 바꾼 것에 대한 근거를 반드시 제시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김의겸 더불어민주당 대변인은 13일 오전 11시 37분쯤 '하늘에서 뚝 떨어진 428억 약정설'이라는 제목의 서면브리핑을 내고, 해당 영장 내용을 두고 "이는 검찰이 그동안 대장동 사건의 핵심 증거로 삼고 있던 '정영학 녹취록'과 정면 배치되는 것이다. 11월 11일 뉴스타파가 공개한 '2020년 10월 30일 정영학 노래방 녹취록' 전문에 따르면, 유동규·정영학(회계사)·김만배 세 사람은 경기도 분당의 한 노래방에서 만나 대장동 배당금을 어떻게 나눌 것인지 논의하고 법적 절차까지 의논했다"고 전했다.

이어 "녹취록 안에는 정진상과 김용에 대한 언급은 전혀 나오지 않는다. 오히려 박영수·곽상도·권순일·조재연·최재경·홍선근·김수남·윤창근·이기성(박영수 인척) 등 일명 '50억 클럽'과 이들을 도와준 사람들의 실명이 거론돼 있다. 무엇보다 '천화동인 1호'의 주인이 유동규 단 한 명임을 명백하게 가리키고 있다"고 덧붙였다.

김만배, 남욱. 연합뉴스
김만배, 남욱. 연합뉴스

아울러 "남욱(변호사)이 700억원에 대한 실소유주 소송을 하면 김만배가 재판 합의금 명목으로 700억(세후 428억)을 남욱에게 전달하고, 남욱이 유동규에게 이 돈을 전달하는 것으로 입을 맞추는 내용이 나온다. 김만배는 이 과정에서 남욱이 중간에서 가로채지 않을지 걱정까지 하고 있다. 만약 이 돈이 정진상·김용에게 전달하는 뇌물성 자금이라면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도 주장했다.

김의겸 대변인은 "검찰 역시 그동안 이러한 사실을 토대로 수사를 해왔다. 유동규가 천화동인 1호의 배당금 700억원을 수수하기로 한 것으로 파악하고 2021년 10월 21일 유동규를 뇌물 및 부정처사후수뢰 혐의로 구속기소했으며, 60차례 이상 재판을 진행했다"면서 "그런데 윤석열 정부 들어 수사 검사들이 바뀌자 '정영학 녹취록' 내용과 전혀 다른 방향으로 수사가 진행되기 시작했다"고 지적했다.

한동훈 법무부 장관, 김의겸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 자료사진 연합뉴스
한동훈 법무부 장관, 김의겸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 자료사진 연합뉴스

▶그는 "특히 한동훈 법무부 장관의 인사로 대장동 수사팀이 박영수 특검단 출신 검사들로 재편되면서 이런 양상이 두드려졌다. 서울중앙지검 4차장검사 고형곤, 반부패수사3부 강백신 부장검사, 호승진 부부장검사 등이 그들"이라고 강조했다.

김의겸 대변인은 "게다가 한명숙·라임 사태 수사에서 조사실로 증인을 불러 증언 연습을 시켰다는 혐의로 위증교사 및 향응 접대 의혹의 감찰 대상자이던 반부패수사1부 엄희준 부장검사를 대장동 수사의 부장검사로 임명했다. 이렇게 수사 검사들이 교체된 후 검찰은 뒤바뀐 유동규의 진술만을 근거로 천화동인 1호가 정진상·김용·유동규 3인방의 소유라고 주장하고 있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검찰은 핵심 증거로 삼았던 정영학 녹취록의 내용을 스스로 뒤집고 자신들이 작성한 공소장마저 부정한 만큼, 뒤바뀐 주장에 필적하는 객관적인 물증을 반드시 제시해야 할 것"이라며 "하지만 증거는커녕 관련자들의 진술조차 맞춰내지 못하고 있다. 지난 10월 28일 열린 재판에서 대장동 일당의 한 명인 정영학마저 천화동인 1호가 이재명 측(정진상·김용) 지분 아니냐는 물음에 '기억이 없다'고 증언했다. 검찰의 주장이 얼마나 무리한 것인지 여실히 드러내는 대목"이라고 꼬집었다.

서면 브리핑 말미에서는 "만약 검찰이 주장을 뒷받침할 물증을 제시하지 못한다면 한동훈, 이원석, 송경호, 고형곤, 엄희준, 강백신, 정일권, 호승진 등의 이름은 '조작 수사'를 위해 1년 넘게 진행된 검찰의 수사 결과마저 뒤집은 인물들로 후배 검사들과 대한민국 국민의 기억 속에 영원히 새겨질 것"이라고 비판했다.

김의겸 의원의 이 글은 같은날 낮 12시 8분쯤 이재명 대표가 자신의 페이스북에 공유하기도 했다. 언급된 인물들 가운데 김용 부원장과 정진상 실장은 이재명 대표의 최측근으로 분류된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 페이스북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 페이스북

▶앞서 검찰은 8일 김용 부원장에 대해 지난 대선 국면에서 8억원이 넘는 불법 선거 자금을 받은 혐의로 구속기소(구속 상태로 재판에 넘김)했다. 또 공범인 유동규 전 본부장·정민용 변호사(전 성남도개공 전략사업실장) 및 공여자인 남욱 변호사도 기소했다.

이어 9일에는 대장동 사업자들로부터 1억4천만원 상당 뇌물을 받은 혐의를 받고 있는 정진상 실장의 자택, 당사 사무실, 국회 본관 민주당 정무조정실장실 등을 압수수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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