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공행진을 이어오던 원·달러 환율이 11일 하루 동안 60원 가까이 급락하며 3개월 만에 달러당 1천310원대로 내렸다. 전주 마지막 거래일 종가(4일 1천426원)와 비교하면 100원 넘게 떨어진 것이다. 이달 들어 달러 대비 원화 절상률이 주요 9개 통화 중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나면서 본격적인 환율 안정세에 접어드는 것 아니냐는 기대감이 나온다.
지난 11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달러 대비 원화 환율은 전 거래일 종가보다 59.1원 하락한 달러당 1천318.4원에 거래를 마쳤다. 하루 변동폭 기준으로는 글로벌 금융위기 시기 64.8원이 급등했던 2008년 11월 6일 이후 14년 만에 환율이 가장 크게 움직였다. 하루 낙폭 기준으로는 한미 통화스와프 체결 소식으로 환율이 177원 내려갔던 2008년 10월 30일 이후 가장 큰 폭의 하락이다. 10월 말 종가인 1천424.3원과 비교하면 단 8거래일 만에 105.9원이나 내렸다.
달러 대비 원화 절상률 개념으로 환산하면 11월 중 원화 가치는 8.0% 절상됐다. 같은 기간 달러 인덱스는 2.8% 하락했다. 원화의 달러 대비 가치 절상률이 달러 가치 하락률보다 2.8배 더 컸던 것이다. ▷엔화 절상률 4.4% ▷스위스 프랑 3.4% ▷호주 달러 3.3% ▷유로화 2.8% ▷위안화 2.8% ▷캐나다 달러 2.3% ▷인도 루피 2.0% ▷영국 파운드 1.0%에 달했다. 원화 절상률(8.0%)이 2위인 엔화의 2배에 가까운 수준일 만큼 원화 강세가 두드러졌다.
이는 최근 발표된 10월 미 소비자물가지수(CPI) 상승률이 7.7%로 시장 전망치(7.9%)를 밑돌면서 미국 인플레이션(물가 상승)이 정점을 지났다는 기대가 커진 영향으로 풀이된다.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긴축 정책 속도조절에 나설 것이란 전망도 나오고 있다.
여기에 추경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국회에서 "주요 공적기관 투자자의 기존 국외자산에 대한 환헤지 비율을 확대하고 국외투자 계획을 조정하는 등을 주무부처를 통해 관련 기관에 요청할 계획"이라며 추가 외환수급 대책을 언급한 것도 환율 하락 압력을 가중한 것으로 보고 있다.
일각에서는 원·달러 환율이 추가로 하락 흐름을 지속할 것이라는 기대가 조심스럽게 나온다.
반대로 10월 한 달 지표 만으로 미국의 물가 상승세가 꺾였다고 확신하기 어렵고 여전히 물가 수준이 높다는 점, 수출 부진으로 인한 무역적자가 심화하고 있는 점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는 지적도 나온다.
금융권 관계자는 "그간 환율 상승 속도가 과도했지만, 여전히 상승 가능성은 열어둬야 한다"면서 "연준에 대한 시장의 기대가 과한 측면이 있다. 게다가 국내 기업의 4분기 실적이 아직 시장에 반영되지 않아 시장이 흔들릴 요인이 내년 초에 남아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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