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사설] 민주당은 조작 발언 참사 빚은 김의겸 대변인 제명하라

한동훈 법무부 장관이 '청담동 술자리' 의혹을 제기한 더불어민주당에 사과를 요구했다. 민주당은 한 장관이 해당 술집에 갔다는 증거를 제시하거나 사과해야 한다. 하지만 '청담동 술자리' 건보다 훨씬 죄질이 나쁘고, 반드시 징계해야 할 문제가 민주당에 있다. 김의겸 대변인이 이재명 대표와 페르난데즈 주한 EU 대사의 비공개 면담을 브리핑하면서 내용을 조작해 국민을 속이고, 외교 참사를 일으킨 건이다.

이 대표와 페르난데즈 EU 대사의 면담이 끝난 뒤 김의겸 대변인은 기자들에게 "EU 대사가 북한이 도발 수위를 높여가고 있는데 윤석열 정부에서는 대화 채널이 없어서 대응하는 데 한계가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며 "김대중, 노무현 대통령 때는 긴장이 고조돼도 대화 채널이 있었기에 교류를 통해서 해결책을 찾을 수 있었는데 지금은 그렇지 않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김 대변인이 지어낸 말이었다. 이에 페르난데즈 대사는 "내 말이 잘못 인용되고 왜곡된 것을 유감스럽게 생각한다. 잘 알다시피 그런 의미도 아니고 그럴 의도도 없었다"고 밝혔다.

김 대변인의 면담 내용 조작은 위기 상황에서 순간적으로 내놓는 거짓 변명이나 '청담동 술자리' 같은 불확실한 정보를 확대 재생산한 것과는 차원이 다르다. 당 대변인 신분으로, 정략적 목적에서 EU 대사가 하지도 않은 말을 지어내 퍼뜨린 것이다. 이는 사과로 넘어갈 수 있는 일이 아니다. 하지만 조작 발언 일주일이 지난 지금까지 민주당은 징계하려는 움직임이 없다.

민주당은 김의겸을 제명해야 한다. 하지 않는다면 당 대표와 EU 대사가 나눈 대화를 대변인이 멋대로 조작, 발표해도 개의치 않는다는 말이 된다. 당 대표의 면담 내용을 당 대변인이 혼자 조작할 수는 없을 테니 이 대표가 승인했다는 의혹에 휩싸일 수도 있다. 이 대표는 입장을 분명히 밝혀야 한다. '민주당이 조작이 생활화돼 있는 정당'임을 인정하겠다면 김의겸을 용서하고, '민주당이 조작질 정당이 아니라면' 반드시 제명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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