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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신문 이웃사랑 20주년] 이 분들 없었다면 이웃사랑도 없었다…'숨은 조력자'들

매주 어려운 이웃 찾아나서는 가정복지회와 각 사회복지기관
이웃사랑 역대 담당기자들 "이웃사랑은 매일신문의 자랑"
기부 릴레이를 이어온 '정기기부자들'이 전하는 응원의 메시지

매주 이웃사랑 사례자 발굴에 힘써주는 김기순 경북장애인부모회칠곡군지부 팀장과 지영배 가정복지회 과장이 이웃사랑 20주년을 맞이해 소감을 전했다. 김세연 기자
매주 이웃사랑 사례자 발굴에 힘써주는 김기순 경북장애인부모회칠곡군지부 팀장과 지영배 가정복지회 과장이 이웃사랑 20주년을 맞이해 소감을 전했다. 김세연 기자

이웃사랑이 20주년에 숨은 조력자들이 있다. 바로 복지시설의 사회복지사, 병원의 사회공헌팀, 각 구청·행정복지센터 담당자들이다. 이들은 힘든 상황을 겪고 있는 이웃들의 사연을 이웃사랑 제작진에게 전달해주고 있다. 매주 어려운 이웃들에게 성금을 전하는 정기 기부자들도 빼놓을 수 없다. 보이지 않는 곳에서 묵묵히 도움을 주는 이들이야말로 진정한 이웃사랑 20년의 주인공이다.

◆김기순 경북장애인부모회칠곡군지부 팀장

"이웃사랑은 저에게 빛과 같아요. 영원히 꺼지지 않았으면 좋겠네요"

김기순 경북장애인부모회칠곡군지부 팀장은 도움이 절실한 순간 항상 이웃사랑을 떠올린다고 했다. 김 팀장은 2019년부터 꾸준히 사례자 발굴에 힘쓰며 이웃사랑에 12명의 사연을 소개했다. 김 팀장은 도움이 필요한 장애인 가정을 발굴해 지원해오고 있다.

각각의 안타까운 사연을 가지고 있는 가정을 수도 없이 접한 김 팀장이지만 특별히 기억에 남는 사연도 많다. 바로 뇌 병변 장애로 오른손과 다리에 마비가 온 채로 두 아이를 돌보는 아빠 임성준(2022년 2월 15일자 10면) 씨다.

김 팀장은 "보통 중증 장애를 가지신 분들은 굉장히 힘들어하시는데 항상 긍정적인 모습을 보여주셨다. 이웃사랑 성금을 전달한 후에도 그 일부를 다시 기부해주시겠다고 하실 정도로 마음이 따뜻하신 분이었다"며 "보도 이후 이사도 했고 치료받으며 건강이 호전됐다. 성준 씨뿐만 아니라 자녀분들까지 감사의 인사를 전해왔다"고 말했다. 이어 "감사한 마음이 전해질 때 가장 보람이 느껴진다"고 했다.

김 팀장은 이웃사랑이 20주년을 맞이한 것에 대해 "우리 이웃들뿐만 아니라 저와 같은 사회복지사들에게도 20여 년간 빛이 돼준 거나 마찬가지다. 많은 어려운 분들에게 다시 한번 설 기회를 마련해준 이웃사랑이 참 고맙다"며 "이웃사랑이 20년을 넘어 200년까지 가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지영배 가정복지회 과장

이웃사랑 사례자 추천부터 성금 전달까지 도맡아 진행하고 있는 가정복지회도 빼놓을 수 없는 조력자다. 가정복지회는 매주 한 건 이상의 사례자를 이웃사랑 제작진에게 보내오며 사례자 발굴에 힘쓰고 있다. 지영배 가정복지회 과장은 이웃사랑에 보도된 후 삶이 개선된 사례자들의 환한 미소를 볼 때야말로 가장 보람을 느낀다고 밝혔다.

김 과장은 "작년 손주 4명 돌보는 할머니 서지선(2021년 12월 21일자 10면) 씨의 사례가 가장 기억에 남는다"며 "보도 후 가정을 방문했을 때 손녀가 하교 후 집에 와 할머니 품에 안기며 웃던 모습이 생각난다. 성금은 온전히 손녀를 위해 사용하겠다며 통장을 만들었다고 보여주셨을 때 선정하길 잘했다고 느꼈다"고 말했다.

이웃사랑에 대해 김 과장은 "20년 동안 어려운 이웃들이 삶을 변화시킬 수 있는 마중물 역할을 해주신 것에 감사드린다"며 "많은 기관에서 사연이 없으면 선정이 되지 않으리라 생각하고 사례자 보내는 것을 어렵게 여기는 경향이 있는데 좀더 많이 알려져서 많은 분들이 더욱 도움을 받을 수 있게 되기를 바란다"고 전했다.

◆ 정기 기부자들이 이웃사랑에 보내는 응원의 메시지

매주 빼놓지 않고 어려운 이웃들을 챙기는 정기 기부자는 이웃사랑을 지탱해온 뿌리이자 힘이라고 할 수 있다. 화요일마다 연재되는 이웃사랑에는 한 사연당 평균 50곳 내외의 단체와 100명 정도의 개인 기부자가 이름을 올리고 있다. 최소 2년 이상 정기 기부를 이어온 이들로부터 응원의 메시지를 받았다.

▷스마트치과 박우현 원장(44)=병원 원장님 3명과 함께 주변 어려운 분들에게 나눔을 실천하자는 운동의 취지로 시작하게 됐다. 지역사회에 홍보가 많이 돼서 나눔의 의지가 있는 다른 의사 분들한테도 알려지길 바란다. 이웃사랑이 앞으로 50주년까지 지속돼 많은 이웃들이 도움을 받았으면 한다.

▷봉산교회 김명묵 장로(78)=벌써 후원을 이어 온 지 6년 정도 됐다. 기사를 읽어보면 모든 사연에 참 어려운 분들이 많았다. 매일신문에서 매번 한 명 씩 도움을 주는 참 좋은 일을 하고 있어서 동참하게 됐다. 앞으로도 이웃들에게 헌신할 수 있도록 꾸준히 이어졌으면 한다.

▷백년가게국제의료기 김광호대표 (57)=의료업에 종사 하면서 주변이나 병원에 많은 어려운 분들을 접하게 됐고, 힘든 이웃을 돕겠다고 마음먹게 됐다. 특히 우리 지역사회의 이웃에게 도움이 되기 위해 이웃사랑에 정기기부를 진행하고 있다. 앞으로 더 많은 분들이 동참해 소외된 분들과 잘 어우러져 가길 바란다.

▷독자 최영철 (42)=매일신문이 대구경북의 가장 규모가 큰 신문사이다 보니, 실제로 주변의 어려운 이웃을 돕는다는 생각이 들었다. 어려운 사람이 많아 내 커피 값, 술값을 모아 그 분들의 생활에 보탠다고 생각하고 있다. 기부금이 100% 당사자를 돕는 데 사용 됐으면 좋겠다.

▷독자 조근구(71)=10년이 넘는 세월동안 조금씩 후원하고있다. 덜 쓰고 아껴서 이 돈이 꼭 필요한 사람에게 쓰였으면 하는 마음이다. 앞으로도 꾸준히 사연이 보도돼 이웃들이 사랑을 받길 바란다.

▷독자 박미애 (50)=신체가 건강하고, 경제활동도 할 수 있는 보편적인 것들을 누릴 수 있음에 감사하며 형편에 맞게 성금을 하고 있다. 내가 받은 것들에 대한 감사함을 표시하고 싶었다. 다양한 매체를 통해 더 많은 사람이 동참하게 되면 좋겠다.

▷독자 이재민(53)=마땅히 해야 할 일이라 생각하고, 우리 이웃이 더 나은 상황이 됐으면 하는 마음으로 성금을 전달하고 있다. 가끔 성금을 받은 사연자들의 후속 보도를 해주면 좋겠다.

◆거쳐 간 기자만 20명, 이웃사랑 취재팀

이웃사랑이 매주 고정코너로 자리 잡게 된 것은 2004년부터다. 당시 이웃사랑을 담당했던 한윤조 기자는 "금융위기와 구조조정을 겪으며 기자에 대한 좌절감과 회의감을 많이 느끼고 있었다. 기자라는 일에 대한 보람을 다시 느끼기 위해 스스로 자원해 이웃사랑을 담당하게 됐다"고 말한다.

한 기자는 "2년 반 정도 이웃사랑을 담당하면서 성금도 2배로 늘었고, 기부자들을 한 명 한 명 직접 만나면서 지평을 확장하려고 애썼던 기억이 난다. 그만큼 이웃사랑은 나에게 각별하고, 자부심이다"며 "앞으로도 이어지는 매일신문만의 전통이 되기를 바란다"고 소감을 전했다.

역대 이웃사랑을 담당했던 기자들은 모두 이웃사랑에 대한 큰 애정을 드러냈다. 5년 전 이웃사랑을 담당했던 김윤기 기자는 "많이 힘들어하던 분들일수록 오래 기억에 남아있는 것 같다"며 "어려움을 완전히 해결해주진 못하지만, 주변의 관심이 다시 일어설 수 있는 용기가 되는 경우를 많이 봤다"고 말했다.

이어 "이웃사랑은 매일신문의 자랑이고, 지역사회의 힘이고, 함께 만들어 나가는 모든 분의 노력이 만든 작은 기적이라고 생각한다. 기자로서 이웃사랑에 참여할 수 있었던 것은 큰 보람이고 행운이었다"고 소감을 전했다.

가장 최근까지 어려운 이웃을 찾아 발로 뛰었던 전 이웃사랑 담당자 배주현 기자 가정폭력으로 인해 삶의 의지를 잃은 어머니가 세 딸을 키우던 사례가 가장 기억에 남는다고 했다. 그는 "매주 딱한 사람을 만나는 게 기자 개인으로도 힘든 일인데 앞선 선임자들의 노력으로 인해 이때까지 지속해 올 수 있었던 거 같다. 그 역사에 동참할 수 있어서 기쁘다"고 소감을 밝혔다.

이어 "엇비슷한 삶이 주는 위로도 크다고 생각했다. '나 역시 그런 비슷한 삶을 살고 있고 그러므로 혼자가 아니다, 내 삶에도 희망이 생기는 날이 있겠지'라는 메시지를 힘든 이웃에게 이웃사랑 코너가 던져줄 수 있다고 생각했다"며 "이웃사랑은 기자가 되길 참 잘했다고 생각하게 해준 코너이자 원동력이었다. 사연자들이 다시 일어서겠다고 감사 인사를 보낼 때 담당 기자로서 벅참은 다 말할 수 없었다. 힘든 일도 있지만 그보다 사랑하는 마음이 큰 코너였다"고 말했다.

지금까지 20년간 이웃사랑을 담당했던 기자는 총 20명이다. 한결같이 "이웃사랑을 맡게 된 것은 기자로 일할 수 있는 원동력"이라고 말한다. 매일신문 이웃사랑 취재팀은 때로는 도움이 되지 못해 안타까움의 눈물을 흘리지만, 누군가에게 조금이나마 도움을 주고자 하는 마음으로 매주 어려운 이웃을 찾아 나서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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