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대구경북 고교 재경총동창회 탐방] 경북고…구국의 행동으로 보여 준 경맥정신

전국 3곳뿐인 '3부 요인' 배출…장관급 인사만 40명 이상
회원 간 유대 증진과 모교 지원 활동이 주요 사업, 동호회 중심 재미있는 재경동창회 추구

1960년 경북고 학생들의 2·28 민주운동 시위 모습. 대구시교육청 제공
1960년 경북고 학생들의 2·28 민주운동 시위 모습. 대구시교육청 제공
교표

(10) 경북고등학교

개교: 1916년 05월 16일

설립형태: 공립

교훈: 아는 사람(知), 생각하는 사람(思), 행하는 사람(行)

주요 배출 동문: 노태우 전 대통령(32회), 이효상(4회)·박준규(25회)·김수한(29회) 전 국회의장, 김용철 전 대법원장(26회)

소재지: 대구광역시 수성구 청호로 300

경북고등학교는 자타공인 대구경북을 대표하는 학교다. 대한민국의 각계각층에서 활약해 온 동문들의 면면이 명불허전(名不虛傳)임을 증명한다.

인재 많기로 정평이 난 영남에서도 경북고의 입지는 독보적이다. 3부 요인을 모두 배출한 고등학교가 전국에 3곳 있는데 그 중 하나가 경북고다. 노태우 전 대통령(32회), 이효상(4회)·박준규(25회)·김수한(29회) 전 국회의장, 김용철 전 대법원장(26회) 등은 5만 동문의 자랑이다.

역대 국회에 진출한 동문 수는 제헌국회부터 이번 제21대까지 180명이 넘고 행정부에서도 마흔명 이상이 장관급 이상의 요직을 지냈다. 법조계와 의료계 그리고 경제계에서도 수많은 동문들이 활약하고 있다.

경북고가 지역을 대표하는 전국구 명문교로 자리 잡은 이유는 출세한 동문이 많아서가 아니다. 개교 이후 100년이 넘는 기간 동안 조국과 지역의 기대와 부름에 충실히 부응한 자랑스러운 역사를 보유하고 있기 때문이다.

김성보 경북중고재경동창회 사무국장(57회)은 "구국 정신과 선비 정신의 명맥을 잇고자 하는 동문들의 노력을 우리는 '경맥(慶脈)'이라고 부른다"며 "현대사의 흐름 속에서 용기 있는 행동과 의기, 역사적 굴곡과 변천 속에서 미래를 준비하는 태도와 인내, 학문에 대한 진보와 지혜의 원천이 바로 경맥정신"이라고 말했다.

경북고인들은 3·1운동, 한국전쟁, 2·28민주화운동, 4·19민주혁명, 민주화운동 등 우리 근현대사의 격랑 곳곳에서 경맥정신을 실천했다.

지난 10월 16일 서울 청계산에서 2022 경맥가을축제가 열렸다. 재경동창회 제공
교표

학창시절을 회상하는 경북고 동문들의 가장 큰 추억거리는 단연 삼선을 두른 교복과 교모다. 나라의 미래를 짊어지고 갈 지도자감이라는 주변의 찬사에 으쓱하면서도 스스로 몸가짐을 가다듬게 하는 역할도 했다고 한다.

지역민의 기대를 듬뿍 받으면 성장한 경북고 동문들의 활약은 현재 진행형이다. 노태우 전 대통령 정부에서 청와대 비서실장을 지낸 정해창 전 법무부 장관(37회)이 다산학술문화재단 이사장으로 왕성하게 활동하며 후배들의 귀감이 되고 있다.

최장수 대통령실 경제수석을 지낸 사공일 세계경제연구원 명예이사장(39회)도 최근 로런스 서머스(전 미국 재무장관) 미국 하버드대 교수와 영상대담을 나누며 관록을 자랑했다.

주진우(49회) 사조그룹 회장도 경제계에서 활약을 펼치고 있으며 권태신 전국경제인연합회 상근부회장(49회)은 내년 총동창회장을 맡아 동문들의 결속을 다질 예정이다.

서울에서 활약하는 동문들을 하나로 묶는 역할은 경북중고재경동창회(회장 김준한)가 맡고 있다. 재경동창회는 회원 간 유대 강화와 모교지원 사업을 중점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1차 목표는 재미있는 동창회다. 회원 사이 친목을 도모하고 참여 동문을 늘리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동창회 활동이 재미가 있어야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등산, 바둑, 문학, 당구, 골프 등 다양한 동호회 활동을 적극 장려하고 지원하는 중이다.

문학동호회는 매년 동호회지, '경맥춘추'를 발간하는데 연말 7호를 내놓는다. 매월 산행을 이어가는 등산 모임의 11월 산행은 20일 관악산으로 향한다. 20일에는 서울 서초동 금연기원에서 동문 100여명이 참여하는 바둑대회도 열린다. 최근엔 한가락회가 연말에 개최하는 노래경연대회가 동문들의 호응을 얻고 있다.

김준한 재경동창회장(52회)은 "시대변화로 IT기반 동아리들이 사람들의 호응을 얻고 있는 분위기"라면서도 "교정에서 청운의 꿈을 얘기하던 학창시절을 공유한 사이는 각별한 인연이기 때문에 동창회의 존재이유는 충분하다"고 말했다. 재경동창회는 매년 10월 경맥가을축제를 개최해 동문들의 소속감을 다지고 있다.

지난 10월 16일 서울 청계산에서 2022 경맥가을축제가 열렸다. 재경동창회 제공

특히 김 회장은 우리 사회가 고령사회로 접어들고 있기 때문에 동창회 활동이 은퇴자들의 품격 있는 여가활동으로 자리 잡을 수 있을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기도 했다.

아울러 재경동창회의 또 다른 임무는 모교지원이다. 후배들을 돕기 위한 장학사업과 다양한 진로 모색 프로그램을 운영 중이다. 구체적으로 동문들의 모교 특강을 통해 후배들의 꿈을 키워주고 있고 직역별 동문모임과 해당 분야에 관심이 많은 재학생들을 연결해 관련 영역에 대한 이해도를 높이고 있다. 이와 함께 재경동창회는 야구와 검도 등 교내 운동부에 대한 지원에도 힘을 보태고 있다.

많이 본 뉴스

일간
주간
월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