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과 일본이 양국 현안인 강제징용 배상 해법을 '한두 개' 수준으로 좁히는 진전을 이뤘다고 대통령실이 밝혔다. 일각에서는 이르면 연내 돌파구가 나올 수 있지 않겠느냐는 관측도 나온다. 북한의 도발이 갈수록 격화되는 가운데, 한·일 간 긴밀한 안보협력과 대북 공조는 필수다. 하지만 양국은 강제징용·위안부 문제 등으로 야기된 수출규제, 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지소미아) 갈등이 여전하다. 문재인 정부와 더불어민주당이 위안부와 강제징용 문제를 정치적으로 이용하면서 양국 협력관계가 훼손된 것이다.
강제징용 문제 해법과 관련, 양국 모두 만족하는 합의점을 찾는 데는 어려움이 많을 것이다. 그렇더라도 책임을 아는 정부라면 반드시 풀려는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기억해야 할 것은 강한 해결 의지와 '상식선의 합의'로 이 문제를 풀 수 없다는 점이다. 일본과 관계, 특히 위안부 및 강제징용과 관련해 한국인 다수는 특별한 눈높이를 갖고 있다.
박근혜 정부는 위안부 문제 해결 협상에서 '아베 총리 직접 사죄·반성 표명' '일본 정부 예산 10억 엔 출연' 등 성과를 거뒀다. 사과와 보상으로 피해자들의 한(恨)을 모두 풀 수는 없겠지만 일본 총리의 직접 사과와 일본 정부 예산 출연을 통한 배상은 성과였다. 사과와 배상은 우리 정부가 지속적으로 요구해 온 핵심 내용이기도 했다. 하지만 당시 합의 중 '일본 대사관 앞 소녀상 문제' '불가역적 해결'이라는 표현을 문제 삼아 위안부 관련 시민단체와 야권이 반발했다. 여기에 반일 여론까지 겹치면서 이 합의는 굴욕 합의로 전락했고, 박 정부는 일을 하고도 비난받았다.
전임 문 정부는 위안부와 강제징용 문제를 해결하기는커녕 정략적으로 이용만 했다. 윤석열 정부가 강제징용 문제 해결에 적극 나서는 것은 환영할 일이다. 합의를 이루는 과정에서 윤 정부는 박 정부의 사례를 반면교사로 삼아야 한다. 피해자들의 한을 풀어주는 해법 마련과 함께 국민들의 이해를 구하는 노력을 게을리해서는 안 된다. 자칫 문제를 풀려다가 오히려 꼬아 버릴 수도 있다.
댓글 많은 뉴스
윤석열 '탄핵소추안' 초안 공개…조국 "尹 정권 조기 종식"
尹 회견때 무슨 사과인지 묻는 기자에 대통령실 "무례하다"
"촉법인데 어쩌라고"…초등생 폭행하고 담배로 지진 중학생들
스타벅스도 없어졌다…추락하는 구미 구도심 상권 해결방안 없나?
유승민 "이재명 유죄, 국민이 尹 부부는 떳떳하냐 묻는다…정신 차려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