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사설] 본지 이웃사랑 20년, 따스한 마음의 합력

독자들이 만들어가고 있는 본지의 이웃 돕기 시리즈 '이웃사랑'이 연재 20주년을 맞았다. 2002년 11월 '아름다운 함께 살기'라는 이름으로 첫발을 떼고부터다. '각박한 세상'이라는 표현은 본지 최장수 코너 '이웃사랑' 앞에서 쓰일 수 없었다. 절망의 나락에 빠졌다던 이들에게 독자들은 한 번 더 힘내 보자고 기꺼이 손을 내밀었다.

첫 단추를 끼울 때부터 대단한 금액이 모인 게 아니었다. 곤궁한 이웃들의 안타까운 사연이 기사로 소개된 뒤 후원금을 보내고 싶다는 독자들의 연락이 잇따랐다. 독자 52명이 자발적으로 모은 254만 원을 매일신문에 전달한 데서 믿음이 싹텄다. 이웃사랑이 정기 연재를 시작한 배경이다.

20년 동안 한결같은 성원을 보내 준 독자들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이후부터는 선한 마음 씀씀이가 우리 사회를 어떻게 지탱해 나가는지 명확히 볼 수 있었다. 넉넉한 지갑만이 열린 게 아니었다. 소액이라도 온기 넘치는 마음들이 앞장섰던 터다. 이웃사랑에는 회당 평균 50곳 내외의 단체와 100명 정도의 개인 기부자가 이름을 올리고 있다. 누적 모금액은 150억 원을 돌파했다. 어려운 상황에 처한 984명의 이웃에게 평균 1천500만 원의 성금을 전달했다. 이렇게 자리매김하기까지 집단 지성과 집단 감성이 혼연일체가 됐음을 우리 모두가 눈으로 확인했다. 20년의 발자취에 의미를 부여해도 마땅한 까닭이다.

'이웃사랑'은 정부 복지 시스템의 변천사이기도 하다. '이웃사랑'은 코너의 특성상 복지 시스템의 사각지대를 비출 수밖에 없었다. 이것은 매일신문 혼자의 힘이 결코 아니다. 독자들이 나서 줄 것이라는 믿음에 기초한 바 크다. 애정 어린 눈으로 '이웃사랑'을 지켜봐 주신 독자들께 거듭 감사를 전하는 이유다. 십시일반의 미덕이 사회에 어떤 파급 효과를 낼 수 있는지 여실히 보여주고 있어서다.

무엇보다 기부가 습관이라는 걸 입증하고 있다. '행복 바이러스'의 무한 확산이라고 할 수 있다. '이웃사랑' 20주년을 맞아 스스로의 기록을 소리 내 외치는 건 열없지만, 독자들의 힘이 아니고서는 이렇게까지 끌고 오지 못했음을 자인한다. 감사의 마음은 아무리 전해도 모자라다. 독자들께 머리 숙여 한 번 더 감사드리며 '이웃사랑'을 더불어 살아가는 사회의 긍정적인 표본으로 만들어 주시길 당부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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