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조용필 신곡에 깜짝 놀란 가요계…"청년 로커처럼 강력한 펀치"

"'바운스' 이후 음악 세계 더욱 확장…젊은 감각과 조용필 개성 조화"

'가왕' 조용필이 18일 오후 6시 9년 만의 신보인 싱글 '로드 투 트웬티 - 프렐류드 원'(Road to 20-Prelude 1)을 발표했다. 연합뉴스

조용필(72)의 신곡 '찰나'와 '세렝게티처럼'이 18일 오후 6시 베일을 벗자 가요계 안팎에서는 '역시 가왕'이라는 찬사가 터져 나왔다.

19집 '헬로'(Hello) 이후 더욱 젊어지고 과감해진 음악을 들고나오면서 9년 전 '바운스'(Bounce) 열풍이 또다시 재현될지 관심을 쏠리고 있다.

◆ '가왕'의 선택은 세련된 팝 록

'찰나'와 '세렝게티처럼' 두 신곡은 모두 세련된 팝 록 장르다.

'찰나'는 '너'로 인해 '나'의 마음이 미묘하게 변하는 운명적인 순간을 그려냈다.

가왕, 혹은 조용필이라는 이름 석 자가 주는 무게감을 벗어던지고 신나고 유쾌한 4분 7초짜리 록 음악을 내보였다.

'재미없기로 소문났었던 내가 / 썰렁한 말에 / 실없이 웃고 많이 들뜨네'라는 대목에서는 선글라스를 쓴 채 혼신을 다해 음악에 집중하는 평소 조용필의 모습이 오버랩되면서 청자에게 웃음을 선사한다.

그는 후렴구 직전 '반짝이는 너 흐트러진 나 / 환상적인 흐름이야'라고 멜로디랩도 구사해 노래의 집중도를 배가시켰다.

'세렝게티처럼'은 조용필이 1999년 탄자니아 정부 초청으로 세렝게티를 찾은 경험을 토대로 만든 노래다. 끝없이 펼쳐진 압도적인 평원에서 그가 느꼈을 경이로움이 고스란히 전해져 온다.

조용필은 '세렝게티처럼 넓은 세상에 / 꿈을 던지고 / 그곳을 향해 뛰어가 보는 거야'라고 평원처럼 마음을 크게 먹고 꿈을 잊지 말라며 청자를 다독인다.

'찰나'가 세밀화처럼 마음의 변화를 섬세하게 묘사했다면, '세렝게티처럼'은 풀샷 대자연 다큐멘터리 같은 느낌으로 신선한 대조를 이뤘다.

◆ 가요계 "여전히 타격감 있는 음악…뉴진스 듣는 1020세대도 좋아할 것"

조용필의 신곡이 공개되자 음악 평론가들은 하나 같이 입을 모아 '트렌디함'에 주목했다.

임진모 대중음악평론가는 "신곡은 마치 청년 로커의 포효처럼 강력한 펀치를 휘두른다"며 "록 사운드와 가사 모두가 조용필 그 자신의 세대가 아니라 록에 반응하는 젊은 세대에 포커를 맞추고 있다. 진정한 영(Young) 사운드"라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70대 나이가 믿기지 않을 정도로 목소리도 젊고 단단하다"며 "경이의 보컬"이라고 극찬했다.

정민재 대중음악평론가는 "두 곡 모두 굉장히 트렌디하다"며 "'찰나'는 귀에 착 감기는 부분도 있고 후렴도 신선해서 젊은 세대도 즐기기 좋은 곡이다. 티저부터 심상치 않았다"고 말했다.

이어 "두 곡 다 외국 작곡가가 썼는데 지금 음악의 감각과도 잘 어울리고, 조용필도 너무 잘 불렀다"며 "사실 '바운스'와 '헬로'는 이미 9년 전이라 지금의 10·20대는 당시의 열풍을 잘 모를 수 있는데, '찰나'는 뉴진스의 음악을 듣는 젊은 친구들에게도 다가갈 수 있는 좋은 노래"라고 덧붙였다.

김도헌 대중음악평론가는 "여전히 왕성하게 창작의 고삐를 놓치지 않는 것이 보여 놀라웠다"며 "음악이 여전히 '타격감'이 있고, 멜로디 쓰는 능력이 출중하다. 어른의 시선으로 쓰인 노래지만 친근함도 가지고 있어서 오래되거나 어려운 가수의 노래로 들리지 않는다"고 분석했다.

평론가들은 2013년 '헬로' 이후 그의 음악이 진일보했다는 점에서도 뜻을 같이했다.

가요계에서는 두 신곡의 반향도 관심을 보인다.

국내 최대 음원 플랫폼 멜론의 발매 4주 내 신곡을 대상으로 한 '최신 발매 차트'에서 이날 오후 8시 현재 '찰나'는 47위, '세렝게티처럼'은 63위를 기록했다. 방송 출연은 물론, 뮤직비디오와 그 흔한 바이럴 마케팅 없이 선전한 것이다.

김헌식 평론가는 "조용필의 노래도 SNS를 통한 음원 소비와 공유에서 장점이 있기에 세대를 아울러 인기를 끌 것 같다"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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