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한은 24일 ‘베이비스텝’ 전망…"환율 안정됐고 자금경색 부담"

복수 전문가 "경기 하강, 미국 긴축 속도 조절도 빅스텝 가능성 낮춰"
한은, 내년 성장률 전망치 2.1%→1.7~2.0% 하향 예상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지난달 12일 오전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금융통화위원회 정기회의에서 의사봉을 두드리고 있다. 연합뉴스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지난달 12일 오전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금융통화위원회 정기회의에서 의사봉을 두드리고 있다. 연합뉴스

오는 24일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이하 금통위)가 예정된 가운데, 한은이 금리 인상 폭을 줄일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빅 스텝'(기준금리 0.50%포인트〈p〉 인상)이 아닌 '베이비 스텝'(0.25%p 인상)만 단행할 것이란 예상이다.

전문가들은 5%대 소비자물가 상승률과 1%p에 이르는 미국과의 금리 격차 탓에 사상 첫 6연속 기준금리 인상은 피할 수 없지만, 두 달 연속 빅 스텝은 부담스러울 것이라는 진단이다.

20일 전문가들은 한은 금통위가 24일 통화정책방향 결정 회의에서 기준금리를 0.25%p 올릴 것으로 내다봤다. 예상대로라면 한은 역사상 첫 여섯 차례 줄인상이다.

전문가들이 금리 인상을 확신하는 것은 무엇보다 외환위기 이후 최대 수준인 인플레이션(물가 상승) 압력이 뚜렷하게 줄지 않아서다. 10월 소비자물가지수(109.21)는 지난해 같은 달보다 5.7% 올랐다. 상승률이 석 달 만에 다시 높아졌다.

이달 초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이례적 4연속 자이언트 스텝(기준금리 0.75%p인상)으로 최대 1.00%p까지 벌어진 한국(3.00%)과 미국(3.75~4.00%)의 기준금리 차이도 인상을 압박하는 요인이다.

다만 금리 인상 폭의 경우 10월과 같은 0.50%p가 아니라 0.25%p에 그칠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 우세하다.

최근 1천300원대 초중반까지 떨어진 원·달러 환율, 아직 불씨가 남아있는 채권시장 등의 자금·신용 경색 위험, 미국의 금리 인상 속도 조절 가능성, 갈수록 뚜렷해지는 경기 하강 추세 등이 베이비 스텝 전망의 주요 근거다.

이달 한은이 베이비 스텝에 머물면 한국(3.25%)과 미국(3.75~4.00%)의 기준금리 차이는 0.75%p로 좁혀진다. 하지만 12월 연준이 최소 빅 스텝만 밟아도 격차는 1.25%p로 다시 커진다.

더구나 연준이 시장 전망대로 내년 상반기까지 기준금리를 5% 이상으로 더 끌어올리면, 한은도 비슷한 시점까지 금리를 계속 인상할 가능성이 크다는 게 전문가 관측이다.

한은은 24일 기준금리 조정 여부와 함께 수정 경제 전망도 내놓는다.

전문가들은 한은이 내년 성장률 전망치로 1.7~2.0%를 제시할 것으로 보고 있다. 지난 8월 전망치(2.1%)보다 0.1~0.4%p 낮을 뿐 아니라, 2020년 역성장 이후 최저 수준이다.

조영무 LG경영연구원 연구위원은 "내년 성장률이 1%대 중반까지 낮아질 가능성도 있다고 본다"면서도 "한은은 2% 아래로 많이 낮추지는 못하고, 1%대 후반 정도를 제시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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