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대신 아이패드로 독서를 즐긴다. 키오스크로 주문, 결제를 하고 종이 문서 대신 태블릿 전자 문서로 서류를 발급받는다. 회사에서는 노트북과 업무용 컴퓨터로 일을 하고, 퇴근 후에는 TV와 스마트폰으로 뉴스와 드라마를 보고 잠자리에 든다.
2022년을 살고 있는 우리가 각종 디지털 기기를 보는 시간은 하루 평균 12시간 정도. 스마트폰을 보며 하루를 시작해 스마트폰을 보며 하루를 끝낸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백문이 불여일견이라 했던가. 요즘 같은 디지털 시대에 딱 들어맞는 표현이다. 백 번 듣는 것보다 한 번 보는 것이 낫다지만, 이제는 읽고 듣는 것보다 보는 것이 중요한 시대다. 단순히 눈으로 보는 것을 넘어, 현실과 가상세계를 자유롭게 넘나드는 세상, 그것이 바로 메타버스다.
가상을 의미하는 메타(meta)와 세계를 뜻하는 유니버스(universe)를 합성한 메타버스(Metaverse). 가상현실(VR)과 증강현실(AR)을 뛰어넘는 메타버스가 새 시대를 열고 있다. 지금까지 게임과 오락이 주를 이루던 메타버스는 이제 정치, 경제, 사회, 문화 등 다양한 분야에서 활용되고 있다. 코로나19 발생 이후 대면 접촉이 어려워지자 메타버스가 인터넷의 미래로 주목받게 된 것이다.
IT 집적지인 구미시도 본격적으로 메타버스 산업 육성에 뛰어들었다. 인공지능(AI)과 5G 테스트베드, 홀로그램, 확장현실(XR) 디바이스 개발센터 등 4차 산업혁명을 뒷받침하는 기술 인프라는 우리 구미의 강점이다. 거기에 지난달, 과학기술정보통신부로부터 초광역권 메타버스 허브 구축 운영 사업에 구미를 필두로 한 5개 지자체(대구·경북·강원·강릉)가 최종 선정되면서 180억 원의 사업비를 지원받게 됐다. 구미전자정보기술원을 주관 기관으로 한 이번 동북권 컨소시엄은 메타버스 전문 기업을 육성하고 인재를 양성해 지역 주도의 메타버스 생태계를 조성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필자는 시장 출마 당시 메타버스 선거사무소를 개소했다. 시민들과 비대면 소통을 강화하고, 디지털 환경에 익숙한 MZ 세대와 새로운 소통 창구를 열어 놓기 위해서였다. 그 경험을 바탕으로 구미시는 경북도와 함께 한류(K-Culture)와 메타버스를 접목한 온·오프라인 서비스를 구상 중이다.
가칭 '한류 메타버스월드'는 세계적 브랜드인 한류 콘텐츠를 지속적으로 확산, 성장시킬 글로벌 플랫폼 구축과 한류 쇼어링(공급망 구축)을 주도하자는 구상에서 기획됐다. 경북도와 구미시는 한류 메타버스월드와 한류 통합소통센터, 한류 데이터센터 등을 구축하며, 구미 1공단 폐공장 터에 오프라인 시설을 마련할 계획이다.
대구경북 통합신공항과 연계하는 방안도 모색 중이다. 구미와 직선거리 12㎞ 안에 공항이 들어서면 국제물류기지, 국제비즈니스타워, 복합테마파크를 조성해 구미 5개 글로벌 산업기지와 시너지를 창출할 것으로 예상된다. 그 중심에 한류 메타버스의 전당 구미가 있다. 아시아의 관광객들이 경북을 관광하고, 온라인으로는 한류 메타버스를 통해 새로운 생태계를 형성한다면 구미가 메타버스 세계시장을 선점하고 위상을 높일 수 있으리라 믿는다.
1982년 5월. 구미는 대한민국 최초로 '인터넷 연결에 성공한 순간'을 기억한다. 구미 전자기술연구소와 250㎞ 떨어진 서울대 연구실에서 메시지를 보냈던 그 순간 말이다. 미국에 이어 세계 두 번째로 인터넷 연결에 성공한 후 40년이 흘렀다. 이제 메타버스 차례다. 메타버스 전당 구미의 미래 청사진을 차근차근 그려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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