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사설] 세계 최고 법인세, 상속·증여세 이대로 두고서는 기업이 뛸 수 없다

기획재정부가 '법인세 과세표준 및 세율 체계 개편 필요성' '상속·증여세 개편 필요성' 보고서를 발표했다. 정부가 발의한 법인세법 개정안, 상속·증여세 개편안에 대해 거대 야당인 더불어민주당이 "부자 감세"라며 반대하자 장외 여론전에 나선 것이다.

윤석열 정부는 지난 7월 법인세 최고세율을 25%에서 22%로 낮추는 법인세법 개정안을 발표했다. 세계적 흐름에 발맞춰 법인세 인하 추진에 나섰지만 민주당의 벽에 부닥치고 말았다. 법인세를 22%로 내려도 여전히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평균 최고세율(21.2%)보다 높다. 그러나 민주당은 "재벌 특혜"라며 제동을 걸어 법인세 인하 법안의 국회 통과가 불투명한 상황이다.

한국의 상속·증여세 부담 역시 세계 최고 수준이다. 상속·증여세 최고 세율은 50%로 OECD 회원국 중 일본(55%)에 이어 두 번째다. 하지만 한국은 상속·증여세를 매길 때 주택·토지 등 재산 가액을 시가에 가깝게 책정하는 반면 일본은 공시가격 등으로 세금을 물리는 경우가 더 많아 실제로는 우리나라가 세계 최고 수준인 셈이다. 상속·증여세 부담이 워낙 무겁다 보니 지난 5년간 평균 기업상속공제 이용 건수가 93건에 불과하다. 9천995건의 독일과 3천815건의 일본에 비해 매우 저조하다. 상속세 부담 탓에 가업을 승계하지 못해 멀쩡한 기업이 사라지는 경우가 많다. 이에 기재부가 상속·증여세 개편을 추진하고 있지만 민주당은 반대하고 있다.

법인세와 상속·증여세를 이대로 둔 채 기업이 주도하는 역동적 경제를 기대할 수는 없다. 법인세를 낮추면 기업은 줄어든 세금 부담만큼 투자를 더 해 생산과 판매·고용이 늘어나고 법인세를 더 내는 선순환 구조를 만들 수 있다. 기업 상속을 통해 장수 기업이 늘어나면 고용도 늘어난다. 법인세법, 상속·증여세법 개정이 필요한 이유다. 민주당은 '반대를 위한 반대'를 할 것이 아니라 최소한 우리 기업이 글로벌 기업과 같은 조건에서 뛸 수 있는 환경 조성에 앞장서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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