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아시아의 반격이 시작됐다…아르헨·독일 거함들 잇따라 침몰

23일 오후(현지시간) 카타르 알라이얀의 할리파 인터내셔널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2 카타르 월드컵 조별리그 E조 독일과 일본의 경기에서 2-1 승리를 거둔 일본 대표팀의 역전골 주인공 아사노 다쿠마가 환호하고 있다. 연합뉴스
23일 오후(현지시간) 카타르 알라이얀의 할리파 인터내셔널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2 카타르 월드컵 조별리그 E조 독일과 일본의 경기에서 2-1 승리를 거둔 일본 대표팀의 역전골 주인공 아사노 다쿠마가 환호하고 있다. 연합뉴스

2022 카타르 월드컵은 '축구 강국'들이 체면을 구긴 대회로 기억될 가능성이 높다. 대회 초반부터 우승 후보로 분류되는 팀들이 연이어 아시아 팀에게 패배하는 대이변이 연출되고 있기 때문이다.

이번 대회에서 아시아의 출발은 좋지 못했다. 개최국 카타르가 에콰도르에 0대 2로 패한 데 이어 아시아의 강호 이란도 장점을 보여주지 못한 채 잉글랜드에 2대 6으로 고개를 떨궜다.

아시아의 자존심이 바닥을 찍을 무렵, 이변이 일어났다. '언더독'으로 분류됐던 아시아 국가가 카타르 월드컵 조별리그에서 이틀 연속으로 우승 후보를 격파한 것이다.

반격의 신호탄은 사우디아라비아가 쐈다.

사우디는 22일 C조 조별리그 1차전에서 아르헨티나를 2대 1로 잡았다. 전반전 리오넬 메시의 페널티킥으로 끌려다니던 사우디는 후반 들어 두 골을 성공시키며 결과를 뒤집었다. 이날 경기에서 사우디의 슈팅 수는 고작 3번에 그쳤지만, 그 중 2개를 골로 연결한 것이다.

사우디는 여러 차례 상대에게 뒷공간을 내주며 위기에 빠졌지만, 수비진이 일사불란하게 움직여 오프사이드를 이끌어내면서 아르헨티나의 공격을 원천 봉쇄하면서 승리할 자격을 입증했다.

모리야스 하지메 감독이 이끄는 일본은 23일 카타르 알라이얀의 칼리파 인터내셔널 스타디움에서 열린 E조 조별리그 1차전에서 먼저 실점하고도 내리 2골을 터뜨리며 독일에 2대 1 역전승을 거뒀다.

일본은 전반 33분 독일의 일카이 귄도안에게 페널티킥 골을 먼저 내줬다. 다비트 라움이 얻어낸 페널티킥이었다. 독일은 전반에만 14차례의 슈팅을 날렸을 만큼 일본을 세게 몰아붙였다. 독일은 전반 추가시간에도 상대 골망을 흔들었지만, 오프사이드 판정을 받았다.

일본이 후반에 3장의 교체 카드를 사용하면서부터 경기의 양상이 바뀌기 시작했다. 전반 슈팅 1개에 그쳤던 일본은 후반 30분 미드필더 도안 리쓰가 동점골을 터뜨렸고 8분 뒤인 38분엔 아사노 다쿠마가 역전골을 넣었다.

독일은 수많은 슈팅 기회를 가져갔음에도, 결정력을 살리지 못하면서 패배의 쓴맛을 보게 됐다. 일본의 수문장 일본의 수문장 곤다 슈이치의 활약상도 대단했다. 앞서 사우디가 아르헨티나를 잡은 경기와 비슷한 흐름이었던 셈이다.

독일은 러시아월드컵에서 한국에 일격을 당하며 조별리그에서 탈락한데 이어 두 대회 연속으로 아시아 국가에 패하게 됐다. 월드컵 4회 우승에 빛나는 '축구 강국' 이미지가 무색해졌다.

승장인 모리야스 감독은 공식 기자회견에서 "아주 놀랐다. 우리는 세계적인 무대에서 사우디아라비아가 아르헨티나를 잡은 것처럼 놀라게 하려고 했다. 아시아 축구의 가능성을 보여주려고 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처음부터 공격적으로 하려고 했다. 상대를 압도하길 원했다. 그러나 독일은 아주 강했다. 선수들은 침착하게 뛰었다"며 "골키퍼가 놀라운 활약을 펼쳤다. 우리는 아주 높은 수준에서 뛰었다. 우리 선수들은 영리했고, 집중력 있게 뛰었다"고 평가했다.

세계의 '거함'들이 아시아의 반격에 잇따라 무너지는 이번 월드컵. 남은 경기에서도 또 다른 이변이 생길지 축구 팬들의 관심이 모인다.

카타르 도하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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