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반갑다 새책] 공기전쟁

베스 가디너 지음, 성원 옮김/ 해나무 펴냄

"해마다 700만 명이 나쁜 공기로 사망한다."

거짓말 같은 이야기지만 사실이다. 특히 인도의 대기오염은 세계적으로 악명이 높다. 세계보건기구(WHO)가 조사한 가장 오염된 도시 목록에 올라 있는 상위 10개 도시 가운데 9곳이 인도 도시다. 인도인들이 폐 질환·심혈관질환 등 각종 질환에 시달리는 건 당연한 수순이다. 만성 폐쇄성 폐 질환의 주요 원인은 흡연이지만, 인도에서 이 질환을 진단받은 환자의 60%는 비흡연자다.

'공기전쟁'은 전 세계를 누비며 공기가 재앙이 된 현실을 고발한 책이다. 미국 환경 저널리스트인 지은이는 매연으로 뒤덮인 인도를 비롯해 스모그로 희뿌연 영국, 미세먼지가 내려앉은 중국, 매캐한 연기가 늘 관찰되는 폴란드 등을 돌아보며 대기오염 실태를 전한다.

지은이에 따르면 대기오염은 전 세계에서 매년 700만 명의 조기 사망자를 유발한다. 이는 에이즈, 당뇨병, 교통사고 사망자를 모두 합친 것보다 더 많은 수치로, 환경이 건강에 미치는 단일한 위협 중 가장 큰 규모에 해당한다.

미국인의 40% 이상이 건강에 해로운 수준의 오염물질을 들이마신다. 영국에서는 대기오염이 흡연에 이어 두 번째로 강력한 건강 위험 요소다. 유럽에선 대기오염이 촉발한 사망자가 자동차 사고 사망자보다 15배 많다. 저자는 "부유한 나라든 가난한 나라든 공기는 조용히 우리를 독살하고 있다"고 말한다.

대기오염을 극복하려는 긍정적인 시그널도 감지된다. WHO는 대기질 가이드라인을 강화했고, 영국 법원은 최초로 대기오염을 사망 원인으로 인정했다. 미국에선 청정대기법을 제정했고, 중국도 전기차 생산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그러나 지은이는 이런 조처만으로는 부족하다고 말한다. 과거에 취했던 조치보다 더욱 극적이고 급진적인 변화가 필요하다는 게 지은이의 주장이다. 화석연료에서 풍력과 태양에너지 같은 친환경 에너지로의 발 빠른 전환, 대중교통 개선, 자전거 전용도로 확충, 전기차 사용의 대중화 등 탄소 배출을 줄이기 위한 다양한 노력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지은이는 들숨과 날숨으로 이뤄진 호흡은 건강의 근본이라며 우리는 더 깨끗하고 건강한 미래를 건설할 권력이 있다고 말한다. 444쪽, 1만8천5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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