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진만 삼성라이온즈 감독은 김재박 전 감독에 이어 한국 '국민유격수' 계보를 이어오고 있다. 그런 박 감독의 계보를 이어가기 위한 재원들 중에 이재현이 눈길을 끈다. 그는 삼성의 1차 지명과 더불어 올 시즌 신인 최다 홈런을 기록하면서 차세대 '국민유격수' 타이틀을 따내기 위한 땀방울을 쏟아내고 있다.
일본 오키나와 마무리캠프에서 훈련에 매진하고 있는 이재현은 "데뷔 첫 해부터 1군 무대에서 뛸 수 있는 기회를 얻는 게 흔치 않은데, 기회를 얻어 정말 영광이었다"고 올해를 돌아봤다.
청소년 대표 출신 이재현은 서울고를 졸업한 뒤 올해 1차 지명으로 삼성에 입단해 75경기에서 타율 0.235(230타수 54안타) 7홈런 23타점 23득점을 기록했다.
이재현은 올해 입단한 10개 구단 신인 타자 가운데 가장 많은 홈런을 날렸다. 1995년 이승엽(13개)에 이어 구단 역대 고졸 1년차 홈런 2위에도 이름을 올렸다. 이 페이스를 유지했다면 신인왕도 노려볼 수 있었지만 부상이 발목을 잡았다.
이재현은 지난 5월 31일 오른쪽 허벅지 통증으로 1군 엔트리에서 말소됐다. 이후 7월 3일 창원 NC전을 앞두고 1군 무대에 복귀한 그는 7월 27일 포항 한화전 도중 오른손 엄지 부상으로 또다시 그라운드를 떠났다.
그는 "계속 (1군에서) 뛰고 싶은 마음에 의욕이 앞선 것이 부상을 당한 원인이 된 것 같다. 하지만 그 속에서 배운 점은 조금이라도 집중력이 떨어지면 언제든지 다칠 수 있다는 것을 느꼈다는 점이다. 부상 없이 풀타임을 소화하는 게 가장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번 캠프에서의 고된 훈련 스케줄 중에서도 특히 박 감독이 직접 지도하는 펑고(fungo·야수가 수비 연습을 할 수 있도록 배트로 공을 계속 쳐주는 것)가 가장 힘들었다고 털어놨다. 펑고 훈련을 마친 이재현은 훈련복 전체가 흙과 땀으로 범벅이 될 정도였다.
이재현은 "데뷔 후 처음으로 해외 캠프에 참가하는데, 훈련량이 너무 많아서 힘이 든다. 초반에는 아침에 못 일어날 것 같았는데, 이제는 그냥 하루가 시작됐구나 싶게 적응했다"며 "(박 감독님의 펑고는) 5개까지는 괜찮았는데 그 이후로는 잡고 싶어도 몸이 안 움직여지는 느낌이 들었다"고 웃어보였다.
팀의 베테랑 유격수인 김상수가 kt위즈와 FA계약을 맺고 떠났다. 구단은 내야수를 내부 성장으로 기조를 잡은 상황인 만큼 주전 유격수 경쟁에 불이 붙으면서 이재현의 어깨가 더 무거워졌다.
이재현은 "마무리캠프 훈련 후에는 다음달부터 서울에서 개인 훈련을 이어나갈 계획"이라며 "내년에는 스스로 잘했다고 여길 만큼 더 해야 할 것 같다"고 다짐을 남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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